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에 섰다. 신 회장은 주총 승리를 통해 앞서 공언한 대로 자신을 지지하는 우호지분이 우세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반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지는 또 한번 위축됐다. 신 전 부회장에게 남은 반격카드는 무엇일까?
신 전 부회장에게 남은 가장 강한 반격카드는 또 한번의 임시 주총을 열어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교체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앞서 임시 주총을 소집,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전원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주총을 통해 신 회장의 우호지분 우세가 확인된 만큼 표 대결을 통한 안건 강행처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본 회사법상 임시 주총 소집 요구가 가능한 지분 3%를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신 회장이 표결 통과에 가능한 과반수 지분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주총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동행하지 못한 것도 신 전 부회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전날인 16일 아버지 없이 홀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신 회장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결집시키려면 신 총괄회장의 지원사격이 중요한데 현재 신 전 부회장에게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결국 이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과 L투자사 대표 취임의 절차적 적법성을 묻는 소송전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에 재임명하고 신 회장 등 현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서를 공개한 바 있다. 또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 취임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이전 대표인 신 총괄회장이 대표이사 교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도 했다.
롯데그룹은 해임지시서에 대해서는 일부 친족의 위력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법적 효력이 없고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에 대해서도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법리싸움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주총 승리로 한일 롯데 통합경영에 재차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주총 안건 중 하나인 사외이사 선임은 주주 과반 이상의 참석에,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만 통과 가능한 특별결의 사항이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는 것은 신 회장이 앞서 자신했던 대로 롯데홀딩스 내 우호지분이 70%에 육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으로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압승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을 통한 반전 도모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