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73)씨는 부산에서 맥도날드 점포 3개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자녀 2명도 맥도날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정씨는 "외국 출장을 갈 때마다 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을 내는 맥도날드의 시스템 경영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본사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자녀들도 맥도날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치킨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줄어드는 매출에 한숨만 나온다. 인건비라도 줄여보겠다고 부인과 아들까지 합세했지만 매달 월세내기도 빠듯하다. 마음 같아선 당장 문을 닫고 싶지만 생계유지와 폐점비용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운영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생계형이 대다수인 현재의 산업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세한 생계형 프랜차이즈를 제대로 된 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가맹본부 자격요건을 강화해 기초체력을 튼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생계형 창업자들의 자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 등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1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음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의 5년 생존률은 17.6%에 불과하다. 100명이 음식점을 개업하면 5년 후에도 계속 운영하는 사례는 17-18명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청이 전국 16개 시·도 소상공인 사업체 1만49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창업동기가 '생계유지'인 경우가 82.6%에 달한다. 결국 창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프랜차이즈 시장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생계형의 경우 하루 매출이 생계와 직결되다 보니 자발적인 서비스 개선이나 능동적인 마케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가맹본사 역시 영세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브랜드 관리라는 기본적인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프랜차이즈학회장인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청이 진행하고 있는 '소상공인 협업 지원사업' 모델을 프랜차이즈 산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행 지원사업에서는 5인이상 소상공인이 출자해 창업하는 경우 작업장 임차, 장비구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박 교수는 "대를 이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힘든 결정적인 이유는 가맹점주 대다수가 생계형이다 보니 추가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소상공인 협업지원사업을 프랜차이즈 업종으로도 확대하면 자본력이 약한 가맹점주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영세한 가맹점주에 대한 각종 세제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골프장에서 골프 치고 카드로 결제해도 수수료율이 0.74% 밖에 안 되는데 치킨집에서 외식을 하면 2%대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정부가 프랜차이즈 산업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이처럼 기본적인 부분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본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 교수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폐점율이 높은 것은 가맹본부 설립이 신고제로 운영돼 운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가맹본부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맹점을 내기 위해서는 2곳 이상의 직영점을 최소한 1년 이상 운영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정보공개서를 만들어 가맹점주를 모집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