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밥그릇'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박진영 기자
2017.02.10 04:25

“설명을 들었는데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9일 진행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입찰 사업설명회에 참여한 면세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국내 대기업은 롯데, 신라, 신세계, 한화, 두산면세점이 참여했고 듀프리, DFS 등 글로벌 기업들도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SM, 엔타스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업체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입찰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들었지만, 사실상 인천공항공사가 평가하는 1차 심사에 대해서만 알 수 있는 ‘반쪽짜리’ 설명회로 의혹만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공항공사와 관세청은 제2 터미널 입찰 절차를 두고 지리멸렬한 싸움을 이어왔다. 공항공사 측은 기존 방식대로 ‘사업역량’과 ‘임대료’로 업체를 선정하고, 관세청이 이후 추인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관세청은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관세청이 더욱 적극적이고 엄정하게 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 3일 여론에 떠밀리듯 타협안을 내놨다. 공사가 1차로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를 복수로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이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를 통해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을 준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특허심사위원회에서는 총점 1000점 가운데 500점을 공항공사의 1차 평가를 반영해야 한다.

업계는 관세청이 한 번 더 평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셈법과 절차만 더 복잡해질 뿐 ‘임대료 부담’ 해소나 소규모 업체의 기회 확대 등 어떤 기대 효과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설명회를 마칠 때쯤 유력 기업들과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고 한다. 공항공사와 관세청, 두 기관은 승복한 타협안일지는 모르지만 업계는 전혀 납득을 못하는 셈이다.

한 참석자는 “공항공사 설명회를 들었지만 관세청이 어떤 심사기준으로 어떤 공고를 낼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선은 없는 이상한 절차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제도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시간을 들여 업계 의견을 듣고, 정교한 안을 마련하는 것이 업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지적이다. 결국 두 기관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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