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공정위원장도 인정한 외식업계 가격인상

조성훈 기자
2018.03.21 04:40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외식업계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가격 인상이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최로 열린 '가맹분야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같이 발언하자 참석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서슬퍼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놓고 업계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현 정부의 경제철학인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그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굳이 김 위원장의 발언이 아니라도 이같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는 상식이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임대료나 원부자재 값이 급등한 만큼 외식업체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가격인상에 나설수 밖에 없다. 이를 인위적으로 막는다면 결국 가맹점주와 그 종사자들이 그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영세 소상공인들의 소득이 올라야 소비증대와 경제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는데도 최근 외식업종 가격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나치다"면서 "프랜차이즈산업협회나 가맹본부 차원에서 가격조정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을 적극 알려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행보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선순환 구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기재부는 올들어 잇따라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열고 소비자단체와 함께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드를 맞춘 소비자단체들은 "외식 업체들이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려고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가격인상을 문제삼는 자료를 쏟아낸다.

거론된 업체들은 불만이 팽해배있다. 원가부담이 커져 불가피하게 인상했는데도 소비자단체들은 마치 가격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기업인양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외식업계의 가격인상은 대부분 최저임금과 임대료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인데도 소비자단체들은 엉뚱하게 가맹본부의 영업이익을 문제삼는다. 아울러 상당수 외식업체들은 올들어 가맹점들에대한 물품공급가와 마진인하 등 상생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단체들의 주장은 가맹점주나 가맹본부가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경제주체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진작시키고 다시 기업의 매출을 증대시켜 종사자들의 소득을 늘리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불법적인 가격 담합이 아니라면, 외식업계의 가격인상 역시 이같은 선순환 구조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경제정책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이같은 김 위원장의 지적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조성훈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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