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롯데칠성·맥도날드, 재생 플라스틱 적용…최대 수천 톤 감축 효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며 주요 식품기업들이 재생 플라스틱 사용을 통해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일찌감치 페트(PET) 등 플라스틱 기반 포장재의 대체재 개발에 나섰던 기업들은 이번 계기로 탈플라스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환율은 물론 원자재 수급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포장재 다변화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차원을 넘어 원가 관리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이달부터 참치액·식용유 등 제품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인 자체 개발 용기를 적용한다. 동원F&B 포장개발파트 연구진과 용기 생산 전문기업 남양매직이 약 2년간 공동 개발한 해당 용기는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14톤 줄일 수 있다.
롯데칠성(115,600원 ▲1,600 +1.4%)음료도 이달부터 펩시 제로슈거 라임 500ml·아이시스 500ml·새로 640ml 페트병 3종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 100%를 사용한 용기를 적용해 출시한다. 해당 용기에는 폐플라스틱을 수거·선별·세척·중합 과정을 통해 재성형하는 기계적 재활용 페트(MR-PET) 기술이 적용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세 제품 용기의 재생 원료 사용을 통해 연간 약 42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기에서 더 나아가 재생 플라스틱 원료 10%가 사용된 페트 수축라벨도 지난달 말부터 '트레비' 300ml·500ml 제품에 적용·생산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페트 수축라벨 적용으로도 약 16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아이스크림 컵과 테이크아웃 음료·커피 컵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사용해 연간 400톤의 플라스틱을 줄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팬케이크 제품 용기 재질을 생분해성 포장재(Bio-PE)로 전환했고 2월부터는 팬케이크와 함께 제공하는 포크·나이프를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나무 소재 제품으로 일부 매장부터 순차 적용 중이다.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나프타는 원유에서 정제되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로, 중동 리스크가 고조될수록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이 함께 커지는 구조다. 나프타 가격은 물론 플라스틱 소재 가격이 모두 요동치면서 최근엔 도입 문턱이 높았던 재생 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실제 중국산 신재 페트 가격은 최근 톤(t)당 1800달러대까지 올라 국내 재생 페트 가격(약 1700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포장재 하나의 가격 변동이 전체 제조 원가에 직결되는 만큼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는 것 자체가 원가 리스크 관리 수단이 되는 셈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대외적 변수 상황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어 제품 원자재 다변화 노력은 불가피하다"며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수출을 위해서라도 탈플라스틱은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