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사형제도 연구 이덕인 교수 "사형 실체 알면 찬성 못할 것"

25년 사형제도 연구 이덕인 교수 "사형 실체 알면 찬성 못할 것"

오석진 기자,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4.08 09:03

[기획]집행없는 사형, 언제까지⑤우리는 사형을 얼마나 알까

[편집자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왜 사형이 아니냐고 반발했지만 법조계에서는 합당한 처벌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사형제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여서다. 30년 가까이 집행 없는 사형, 이대로 두는 것이 옳을까. 논의를 다시 시작할 때다.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진=오석진 기자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진=오석진 기자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형수로 하여금 반성의 기회를 주고 남은 생을 보내며 죗값을 치루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형제 폐지론자다. 그는 한국에서 사형 논의가 깊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국민들이 사형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형의 실체가 드러나면 자연스레 폐지론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 교수는 사형의 효용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실증적 연구가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국가가 사형을 악용할 가능성 역시 사형 반대 이유 중 하나다. 1997년 마지막 사형 집행 당시 관련 문건을 보면 '심각한 국가경제위기상황으로 국가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홍보필요성이 강한 집행대상자도 없는 점을 고려해 사형 집행에 대한 홍보는 간략한 사실 홍보에 그칠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2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 복역 중인 사형수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저 역시도 이 사형수가 진짜로 반성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지은 죄와, 그것에 대한 죗값을 온전히 치룰 수 있느냐는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근 부산과학기술대에서 만난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연구를 시작하기 전엔 사형을 강경하게 지지했다고 들었다. 사형에 대한 태도가 바뀐 이유가 있나

▶20대 초반, 아버지가 범죄자에게 당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부터 사형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 전에도 사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있었다. 30살, 대학원에 와서 우리 사회가 사형에 대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2002년 첫 논문을 쓸 당시 연구를 진행하며 우리나라 사형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됐다.

-우리나라 사형의 문제점이라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마지막 사형 집행이 있던 1997년까지 총 집행된 사형수들은 920여명이다. 하지만 정부 문건 중 어떤 연구에서는 900여명, 또 어떤 문헌에서는 1300여명이다. 국가의 이름으로 국가 형벌권을 집행했다면 단 한 명이라도 착오가 있어선 안 된다. 그외에도 독재정권 시절 사형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들이다.

-사형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무엇인가

▶단어의 정의를 떠나 사형이 어떤 형벌인지 밝혀진 정도가 적다. 효용성에 대해선 실증적 연구가 없는 수준이고, 논의의 장이 열리면 나오는 이야기들은 200년 전 베카리아가 한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더해 현존 사형제가 어떻게 이런 형식(교수형)을 갖추게 됐는지도 모른다. 같은 교수형이라도 사인(死因)이 다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형수가 받는 고통은 의학적으로 저마다 다를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부분들은 전혀 연구되고 있지 않다.

-사형 찬성 측은 사형이 국민들의 '응보 감정'을 해소시켜준다고 한다

▶형벌에 있어서 응보 감정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다. 그런데 사형이 정말 응보라는 당위만을 위해 작동할까. 1997년 마지막 사형집행 당시만 보더라도, 정부는 IMF등 경제상황을 사형집행 당시 고려한 것으로 연구된다. 국가의 경제 상황과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가 죗값을 치루려 죽는 일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사형이 정의 실현이나 응보 해소와 같은 가치를 위한 형벌이라기보다, 국가의 필요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목적이 실정 권력의 회복일수도, 여론의 이목을 끌기 위함일수도 있다.

-피해자 유가족의 입장에서 사형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어떻게 보시나

▶피해자 유가족 중 범죄자의 사형을 원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 그보다 국가가 해야할 일은 범죄피해자 유가족이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을 돕는 것이다. 국가가 사형을 집행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처럼 여겨질텐데 이때 피해자를 위해 할 수많은 일들이 내팽개쳐질까 두렵다.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사형제에 대한 본인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사형제에 대한 본인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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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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