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시대다. 침체된 내수 경기와 패션산업 성장 둔화라는 악재에도 끄떡 없다. 이미 온 국민이 입고 다니는 '생필품'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 특히 직장인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유니폼' 역할을 맡고 있다.
유니클로의 전성기를 연 주역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독특한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진 '완판' 상품들이다. '몰개성화'라는 비판에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꾸준히 인기몰이 중인 유니클로의 '베스트셀러'를 알아봤다.
◇'후리스', 등산복 아닌 일상생활복=제대로된 명칭은 '플리스'지만 유니클로에서 후리스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뒤로 플리스라고 부르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그만큼 유니클로의 히트 상품으로 파급력이 컸다. 2005년 국내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플리스 판매 성공 배경에는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의 발상의 전환이 있다. 플리스는 유니클로가 최초로 내놓은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잘 몰랐을 뿐, 등산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했다. 일상복으로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야나이 회장은 1998년 저렴한 가격에 '후리스'를 만들어 내놨고 2000년 출시 3년 만에 26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최근에는 짧은 가디건 형태를 비롯, 롱코트, 오버사이즈재킷 등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부장님과 신입사원의 커플룩 '경량패딩'=일상을 편하게 만드는 '라이프웨어'(LifeWear)의 상징이다. 2007년 한국 매장에 첫 선을 보인 후 신입사원부터 부장님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는 직장인 '필수템'이 됐다. 얇고 가벼워 간절기에는 아우터로, 한 겨울에는 코트 등 외투 안에 입기 좋다. 보온성 뿐 아니라 발수 기능도 강해 궂은 날씨에도 활용도가 높다.
◇한물 간 내복, '히트텍'으로 부활=촌스럽다는 이미지를 가진 내복을 패션에 민감한 1020 세대까지 입게 만들었다. '발열' 기능에 '맵시'까지 더해진 '히트텍'으로 진화하면서다. 2007년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섬유화학 기업 '도레이'와 개발한 히트텍은 몸에서 방출된 수증기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테크놀로지웨어, 이른바 '발열 내의'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2017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0억 장을 돌파했다.
진정한 '발열'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맵시' 만으로도 소비자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일반 내복보다 얇아 안에 받쳐 입어도 옷 맵시가 상하지 않는다. 캐미솔, 반팔 등 디자인과 색상도 다양해 종종 두터운 외투 안에 히트텍만 입고 외출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너무 편한 '에어리즘', '와이어리스 브라'=몸에서 나오는 땀을 빠르게 방출시키는 신소재 이너웨어다. 2010년 국내 출시 이후 남성들의 여름철 필수 구매리스트에 올랐다. 항균과 냄새제거 기능까지 더해 여름 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활용도가 높다. 이 중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Seamless) 제품은 옷 위로 목이나 소매 라인이 드러나지 않아 직장인들이 비즈니스룩에도 즐겨 받쳐입는다.
같은 해 출시된 '와이어리스 브라'도 인기다. 편안한 착용감에도 안정적인 가슴 라인을 연출하며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안 입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입은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로 편안함이 강점이다. 지난해에는 에어리즘과 결합한 '릴랙스'를 출시했고 올해는 3D브라컵으로 착용감을 강화한 '뷰티 라이트'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