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범석 원톱' 쿠팡,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

김태현 기자
2019.04.18 17:16

고명주·정보람, 각자 대표 선임…"20억달러 투자와 연관 있어 보여"

국내 최대의 e커머스업체인 쿠팡이 김범석(40) 단독 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대표 체제가 변경된 건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지난해 말 이뤄진 20억 달러(약 2조274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조달의 대가로 김 대표의 권한이 축소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1일 김범석 단독 대표 체제에서 고명주(54), 정보람(40) 등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인사로 김 대표는 앞으로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는 전략 기획을, 고 대표는 인사 관리를, 정 대표는 핀테크 사업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쿠팡 관계자는 “조직이 커지면서 영역별로 전문성 강화와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3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공동 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라는 점이다. 공동 대표는 모든 대표가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할 수 없지만, 각자 대표는 다른 대표의 동의 없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단독 결정이 가능하다. 인사와 핀테크 관련한 김 대표의 권한이 사라진 셈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쿠팡이 20억 달러의 거금을 조달하면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김 대표만으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고 대표 영입도 이런 해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고 신임 대표는 쿠팡이 20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 낸 지난해 말 쿠팡에 합류했다. 하나로텔레콤 출신으로 SK텔레콤으로의 매각과정에서 인사분야를 맡았던 전문가다. 이에 따라 쿠팡의 인사 전략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대표는 2014년 쿠팡에 합류해 ‘로켓페이’와 ‘쿠팡캐시’ 등 핀테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쿠팡은 정 대표 선임을 통해 핀테크 사업을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로켓배송’만으로는 빠른 시일 내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백만명에 달하는 쿠팡 이용객을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확장한다면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4228억원과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7%, 영업손실은 71.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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