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절반이상 줄었는데 임대료와 세금은 꼬박꼬박 나가요. 그나마 직원들 근무 시간 조정해 인건비만 좀 줄였네요. 어제 은행에 가서 대출을 신청하긴 했는데 자영업자 지원 안내는 못 받았습니다. 그런 게 있었어요?"
20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점심 장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씨는 "회식이나 저녁 모임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점심에도 인근 학원생들을 위해 식사 메뉴를 파는데 그마저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금융지원에 대해 묻자 "그런 게 있었냐"며 반문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여전히 깊다. 외식이나 외출을 줄이고 회식 등의 수요도 크게 줄어들면서 손님은 크게 줄어든데 비해 고정비 부담은 여전해서다. 직원을 줄이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배달, 포장을 확대하며 한 명이라도 고객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경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백반집. 한창 점심시간이지만 매장에는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었다. 백반집을 운영하는 B씨는 "주로 점심시간 장사로 먹고 사는데 손님이 줄어서 지난달 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서빙 직원들 근무일도 절반으로 줄여서 1명씩만 나오고 반찬 수도 줄였다"고 말했다.
음식점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직원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있다. 종로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C씨는 "당분간 2층 홀은 영업을 하지 않고 1층만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프랜차이즈 찜닭집을 운영하는 D씨는 "서빙 직원은 1명 줄이고 배달을 늘리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업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600여곳의 외식업체 중 95.2%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고 밝혔고 전체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한 목소리로 임대료, 세금 등 고정비 부담을 호소했다. 이 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임대료를 두 달간 10% 낮춰준다고 했다"며 "임대료가 워낙 높아 이 부담만 줄어들면 어느정도 버틸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2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곽 모씨는 "가장 필요한 지원은 결국 돈"이라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데 따박따박 나가는 임대료와 세금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매출은 급감하는데 조만간 날아 올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고지서는 더욱 부담이 될 전망이다.
외식업체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주요 상담 내용은 금융지원 방안으로 나타났다. aT 관계자는 "하루 20여건씩 문의가 오고 있는데 대부분 정책 자금 지원에 대한 내용이어서 이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