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데 자꾸 손이 가지?"…구하기 힘들다던 '새우깡 블랙' 먹어보니

구단비 기자
2021.11.20 09:00

[트라잇]편의점 기준 정가 2000원…고급화 전략 통할까

편의점 기준 한 봉지 2000원의 '새우깡 블랙'을 먹어봤습니다./사진=구단비 기자

"요즘 이 과자 많이 찾으시네요. 비싸도 잘 나가는 것 같아요."

첫 번째 편의점에서 허탕을 친 후 두 번째 편의점에서 새우깡 블랙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계산하며 편의점 점주에게 슬쩍 물어보니 '잘 팔린다'는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소리에 한 봉지만 사려다 세 봉지를 샀습니다. 주변에 나눠줘야겠다는 핑계로요.

일부 유통점에선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 새우깡 블랙을 직접 먹어봤습니다. 편의점 기준 한 봉지에 2000원. 기존 새우깡의 편의점 가격인 1300원과 비교하면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주변 평가는 꽤나 좋았습니다. 농심이 신라면 블랙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블랙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 새우깡보다 2배 커졌다…"씹는 맛이 있어서 좋네"
바삭바삭한 식감이 더욱 살아난 새우깡 블랙, 기존 제품보다 좀 더 넓어져 씹는 식감이 좋았습니다./사진=구단비 기자

지난달 18일 새우깡 출시 5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새우깡 블랙은 출시 이후 3주간 290만봉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집에서 가족과 한 번, 친구들과 한 번 먹어봤는데요.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을 넣어서 딱 뜯자마자 평소 새우깡과는 다른 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트러플을 잘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게 무슨 냄새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생김새가 일반 새우깡과는 달랐습니다. 크기가 2배 커졌는데 두께가 굵어진 것보단 너비가 넓어져서 새우깡 2개를 옆으로 넓게 붙여둔 느낌입니다. 크기를 키운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기존 새우깡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저는 씹는 맛이 극대화돼 좋았습니다. 함께 시식해본 저희 가족도 식감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색상도 기존 새우깡보다 조금 더 짙습니다. 새우 함량을 8.5%에서 17%로 두 배 높인 것 때문으로 보입니다. 새우 함량이 높아진 걸 느낄 만큼 세심한 혀를 갖고 있진 않지만 더 바삭바삭하다고 느꼈습니다. 새우향을 압도하는 트러플향도 향긋하게 느껴졌고요.

물론 가족들은 처음엔 향에 당황했지만 점차 "은근 끌리는 맛"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생소한 맛과 향인데 유명한 새우깡의 CM송처럼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를 실현하게 됩니다. 이날 먹고 남은 새우깡 블랙을 밀폐용기에 담아뒀는데 자꾸 생각이 나서 그날 밤에 다시 꺼내먹었습니다. 파스타, 샐러드 같은 음식으로만 먹고 느꼈던 트러플향이 과자에서 난다는 게 이색적이랄까요?

"과자치고 너무 고급스러운 것 같다"vs"이때까지 없었던 맛"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도 평가를 부탁하기 위해 편의점을 돌아다니면서 '새우깡 블랙'을 공수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먹어도 꽤 괜찮은 궁합이었습니다./사진=구단비 기자

더 다양한 평가를 담고 싶어 친구들 모임에 새우깡 블랙을 들고 갔습니다. '한번 먹어볼래?'라고 물어보니 '궁금한데 잘 됐다'는 반응도 있었고 '이미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다'는 답도 나왔습니다.

이날 처음 새우깡 블랙을 먹어본다는 A씨는 "향이 너무 낯설다"며 "과자치곤 너무 고급스러운 맛"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호불호가 뚜렷한 트러플향이 첨가된 과자여서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번 새우깡 블랙을 직접 사서 먹어봤다는 B씨는 "농심이 작정하고 만든 신상품"이라며 "기존 새우깡보다 맛있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습니다. 특히 평소보다 약간 두툼하고 커진 크기 때문에 바삭함이 극대화됐다는 평입니다. 가격대가 좀 부담스럽진 않냐는 질문에 "대형마트에서 사면 약간 저렴하다"는 꿀팁을 줬습니다.

C씨도 새우깡 블랙은 처음 먹어본다고 했는데 "이때까지 없었던 맛"이라며 "과자를 씹었을 때 트러플향이 이렇게 진하게 나는 게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최근 트러플향을 첨가한 떡볶이, 짜장면 등의 유행에 맞춘 신제품인데 기대 이상을 해냈다고 봤습니다.

'가격 논란' 빚었던 신라면 블랙과는 다를까…"'가심비'가 중요하다"
농심 '새우깡 블랙'./사진=구단비 기자

농심이 고급화 '블랙' 제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11년에도 스테디셀러인 '신라면'을 고급화한 '신라면 블랙'을 출시했는데요. 당시 1600원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출시 4개월 만에 잠정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농심은 신라면 블랙의 높은 가격으로 제품 매출이 감소했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출시 첫 달에만 매출액 90억원을 기록했지만 5월 60억원, 8월 20억원으로 급락했습니다. 이후 2012년 제품을 리뉴얼하고 가격을 100원 낮춰 다시 판매가 재개되면서 현재까지 꾸준히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새우깡 블랙은 일부 유통업체에선 구하기 힘든 몸이 됐습니다. 농심 측은 "현재 유통업체에서 요청하는 수량의 절반 정도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도 풀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맛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진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한정판매가 아니라 꾸준히 맛볼 수 있는 온고잉 제품이니까요.

새우깡 블랙이 출시된 지금은 2011년과 달리 현재 소비자들이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제품 가격에 대한 저항도 크게 낮아진 것 같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이 가격 외에도 만족도까지 넓어졌다"며 "한정판, 특별판 등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가격이 비싸도 맛과 품질이 좋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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