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 치킨을 엄청 좋아한다."
지난 9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깔끔한 레이스로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 앞서 1000m 준결승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개최국인 중국의 텃세로 납득하기 어려운 실격 판정을 받았던 터라 실력으로 따낸 그의 금메달은 더욱 값졌다.
이런 그가 금메달 획득 소감에서 '치킨'을 언급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 선 황대헌은 선수촌에 돌아간 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치킨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웃으며 '너무 속 보이는 말 아니냐'고 하자 황대헌은 "정말이다. 베이징 오기 전에도 BBQ(치킨) 먹고 왔다. '황금올리브 닭다리' 진짜 좋아한다"며 즐겨 먹는 메뉴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윤홍근) 회장님한테 농담으로 '회장실 의자 하나는 내가 해드린 거다'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그룹의 윤홍근 회장이다. 윤 회장은 올림픽 기간 베이징에서 선수들을 살피고 있다.
황대헌이 윤 회장을 의식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1일1닭'(매일 치킨 먹는 것)을 실천할 정도로 정말 치킨을 즐겨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심은 황대헌이 김연경처럼 BBQ 모델이 될 것인지 등으로 쏠린다.
앞서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의 4강 신화를 이룬 김연경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빨리 치킨 먹고 싶다'고 하자 BBQ는 김연경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당시 BBQ는 "치킨에 애정을 보이고,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위기도 기회로 만들며 국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김연경 선수의 에너지가 BBQ에서 추구하는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BBQ는 대한체육회 공식 후원사로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관계자들에 치킨을 선물하기도 했다.
BBQ는 김연경을 모델로 쓴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고 매출도 늘었다고 판단한다. BBQ 관계자는 "김연경이 모델이 된 이후 BBQ 이미지가 한층 좋아지고 국가에 기여하는 브랜드가 되고 있다고 본다"며 "지난해 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로 최대 실적이 예상될 만큼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김연경의 BBQ 모델 계약은 다음달 종료된다. 이에 BBQ가 차기 모델로 황대헌을 발탁할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에서도 김연경처럼 국민들에 감동을 주는 선수가 생기면 좋겠다고 얘기하긴 했다"면서도 "아직 올림픽 경기 일정이 남아 있고 다른 선수들의 사기 문제도 있어 현재는 경기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BBQ 모델 발탁 등에 대한 사안들이 결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 회장이 10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황대헌 선수에게 평생 BBQ 치킨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황대헌의 모델 성사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 등은 선수단장인 윤홍근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빙상연맹(ISU)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 등이 선수들의 사기 진작 등에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 측근은 "윤 회장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80억 인류 전원이 심판'이라며 항의한 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경기장 내 카메라를 4대에서 6대로 늘리고 중국 선수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며 "선수들도 항의로 격앙됐던 마음을 가라앉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