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이 무'를 판매하면 농가도 5~10% 소득이 늘고 소비자도 무를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올해 예기치 못한 태풍 피해로 김장 재료인 무와 배추의 가격이 '금(金)'값이 돼버린 가운데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수확 과정에서 버려지는 일명 'B급'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홈플러스의 '맛난이' 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일 정오쯤 찾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최인규 농가'에선 농가 직원 수십명이 분주히 무를 수확하고 있었다. 2000평 크기의 농지에서 60톤에 달하는 무를 수확하기 위해선 신속한 작업이 필수기 때문이다.
최인규 농가는 파종 시 간격을 20~22cm(일반 재배 25~30cm)로 줄이는 일명 '밀식재배법'을 이용하는 곳이다. 줄기당 간격이 줄어들기 때문에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생산량을 최대 7%가량 늘릴 수 있다. 특히 최인규 농가는 무밭에 감자를 함께 심는 동시 재배 방식을 통해 고랭지에선 쉽게 하기 힘든 이모작도 성공시켰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홈플러스와 계약한 농업회사법인 부광농산유통(부광)의 체계적인 관리하에 이뤄졌다. 부광은 전국 300여개, 60만평에 달하는 농가를 관리하는 거대 농업법인이다. 홈플러스는 2013년부터 부광과 계약해 9년간 약 7000톤에 달하는 무를 납품받고 있다.
김필곤 부광 대표는 "무를 밀식재배 하면 농가 소득이 증가하고 홈플러스도 안정적인 공급을 받을 수 있다"며 "이전에는 '덜' 자란 것들을 다 버렸을 텐데 이제는 '맛난이' 상품으로 100%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 지난 7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맛난이' 무는 시중에 판매하는 상품보다 크기가 작거나 모양이 덜 예쁜 무를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기획 상품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와 크기, 모양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품이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수확 단계에서 모두 폐기해왔다. 이런 무들을 활용해 '가성비' 상품으로 판매한 게 바로 '맛난이' 무인 셈이다.
물론 '맛난이' 무의 선별 기준도 엄격하다. 모양이 일반 상품과 조금이라도 차이 날 경우엔 맛난이 무로도 판매하지 않는다. 실제 이날 박스 포장을 마친 무 중 홈플러스 정상 납품 무와 '맛난이' 무는 외형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크기가 일반 무보다 20~30%가량 작기는 했지만 품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맛난이' 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버려진 무마저도 시중에서 판매할 법한 품질을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1박스 10개 기준으로 포장된 맛난이 무는 홈플러스에 2만원대에 판매된다. 일반 무가 3만원대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40% 이상 저렴한 셈이다. 고물가에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에 적합한 상품이다. 특히 1인 가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용량 무를 구매해 반찬에 활용하기에도 좋다. 이 덕분인지 맛난이 무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 7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해 지난달에는 일반 무 상품보다 80%가량 더 팔리기도 했다.
최인규 농장주는 "홈플러스와 부광 덕분에 한 번에 두 가지 작물을 수확하는 방식으로 농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던 덕분에 좋은 품질의 무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