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조치...객당임대료 부과 유예

김민우 기자
2024.12.10 16:00

4단계 확장 구역 내 면세점, 항공사 재배치 완료 시까지 '매출연동' 임대료 부과키로
현대면세점 제외한 모든 면세사업자, 사실상 임대료 감면 효과
일부 면세사업자만 혜택받아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인천국제공항이 4단계 확장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정식 운영에 들어간 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도착층에서 승객들이 오가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인천공항=뉴스1) 이승배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아시아나 항공 등 항공사 재배치를 마무리할 때까지 면세점 임대료를 매출연동형 '영업료 방식'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사업자들에게는 사실상 임대료 감면 조치다.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구역내 동선상에 위치한 면세사업권 매장에 한해 아시아나항공 이전 전일까지 임대료 산정방식을 '영업료 방식'으로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보냈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역에서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하고 이달 3일부로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 해당 구역 면세점은 이보다 나흘 앞선 지난달 25일부터 문을 열었다.

2017년 총사업비 4조8000억원을 들여 시작한 4단계 확장 사업은 네 번째 활주로와 여객·화물 계류장 75곳을 신설하고 2터미널을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2터미널은 38만7000㎡에서 73만7000㎡로,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2300만 명에서 5200만 명으로 각각 늘었다. 54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터미널과 합쳐 연간 1억600만 명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1터미널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터미널로 재배치된다. 항공사 재배치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지연되면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는 1년 이상 매출 연동형 임대료를 적용 받게 될 전망이다. 사실상 임대료 감면 조치다.

4단계 사업으로 인천공항 수용 능력이 더 늘어나면서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여객당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상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관광패턴 변화 등으로 면세점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면세점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임대료를 '영업이익 연동제'로 바꿔주거나 구매력이 없는 미성년자만이라도 임대료 산정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번 조치로 DF1, 2, 8, 9, 12 등 5개 구역 12개 점포에 '매출연동형' 임대료가 적용된다. 신라, 신세계면세점, 경복궁면세점, 시티플러스,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등 현대면세점을 제외한 인천공항에 입점한 모든 사업자가 사실상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어려움에 처한 면세점 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은 스마트면세점 임대료 부과방식 변경도 검토 중이다. 스마트면세점은 신라와 신세계, 현대면세점 등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의 물품을 인천공항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통합 판매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일반 온라인 면세점은 항공기 출발 3~4시간 전까지 구매할 수 있지만 스마트 면세점은 항공기 탑승 30분 전까지 면세품을 살 수 있다.

인천공항은 수정된 계약서를 입주업체들에 배포하고 의견을 청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천공항의 임대료 감면 조치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4기 면세사업자 제안요청서(RFP)에는 제2터미널 4단계 확장운영과 항공사 재배치 계획을 언급하며 임대료 변경은 없다고 미리 고지하고 있음에도 임대료를 조정해주는 것은 입찰에서 탈락한 사업자에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제안요청서를 보면 "공항공사는 이러한 여건(확장운영, 항공사 재배치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T1-T2를 연계한 통합사업권 구성, 객당 임대료 산정 등의 방안을 시행하였으며 제안자는 향후 터미널 별 이용객 비중 및 구성 등이 변화하더라도 객당임대료 등은 변동되지 않음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항공사 재배치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가운데 해당 구역에 매장이 없는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혜택을 받지 못한다.

코로나19 때와 달리 경영 판단상 패착으로 인한 손실을 공기업인 인천공항 공사가 책임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면세점 업황이 어려운 측면이 분명 있지만 면세사업자 입찰 당시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에 두배에 가까운 여객수당 수수료를 적어낸 신라와 신세계 등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신라는 여객 수 1인당 최저수용액이 5346원인 1구역 입찰에 여객 1인당 8987원을 써냈고 신세계는 최저수용액이 5617원인 2구역 입찰에 9020원을 써냈다.

반면 현대는 최저수용액 1056원인 5구역 입찰에 5%만 인상한 1109원을 써내고도 입찰권을 따냈다. 그 결과 현대는 인천공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반면 신라와 신세계는 인천공항 입찰권을 따내고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작년 입찰 시점에도 면세업계 회복 수요가 불투명했던 만큼 보수적으로 입찰에 접근할 필요가 있었는데 높은 금액을 써낸 것이 패착"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이 지원이 필요한 시점인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특정 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이 아닌 면세업계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에 대한 지원은 분명 필요한 시점"이라며 "모든 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허수수료 감면이나 내국인 매출 활성화를 위한 입국장 인도장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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