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불황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가 매출 1조원대에 들어서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로고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찾는 '드뮤어룩' 트렌드와 고물가 상황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 1일∼2024년 8월 31일) 매출은 약 1조602억원으로 전년 회계연도(약 9219억원) 대비 15% 늘었다. 영업이익은 1489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413억원)보다 5.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21억원으로 전년(약 1272억원)보다 3.8% 올랐다.
유니클로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매출액이 급감했다가 5년 만에 1조 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이달 기준 전국 유니클로 매장은 132개까지 늘었다.
국내 SPA 브랜드 탑텐도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탑텐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1월~2023년 12월) 매출은 9000억원대로, 전년 매출(7800억원) 대비 15.4%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1조원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 또한 매출 호조세를 보인다. 2022년 4000억원, 지난해 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스파오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6000억원대로 잡았다. 스파오의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 증가해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도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오프라인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만 해도 무신사 스탠다드는 13개의 매장을 출점했다. 올해 1~11월까지 오프라인 매장 누적 방문객도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떠올라 향후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이같은 SPA 브랜드의 성장은 다른 패션 브랜드가 부진한 성적을 내는 것과 다른 양상을 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고를 앞세우지 않는 차분한 드뮤어 트렌드가 유지되면서 오히려 기본 디자인의 SPA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거기에 SPA 브랜드 품질이 고급 브랜드만큼 올라왔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SPA 브랜드가 호황을 누리자 SPA 브랜드를 앞세운 연말 프로모션도 진행하는 곳도 있다. 무신사는 오는 11일부터 SPA 브랜드를 모아 일주일간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는 특별 기획전을 진행한다. △스파오 △에잇세컨즈 △지오다노 △마인드브릿지 △탑텐 △슈펜 등 대표 SPA 브랜드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시즌 아이템을 선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SPA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고객 니즈에 맞춰 브랜드의 대표 FW 아이템을 준비했다"라며 "고물가 시대 합리적인 가격으로 취향에 맞는 겨울나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