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건 물이죠. 이곳에선 깨끗한 1급수의 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상의 맥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만난 김태환 품질관리팀장은 창문 밖에 펼쳐있는 홍천강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16만평(52만8925㎡) 대지 위에 터를 잡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 공장이다. 앞엔 홍천강이, 뒤에는 홍천군 도둔산을 끼고 있는 위치로, 최고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다. 실제로 방문한 공장은 한 눈에 공장 전체가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컸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들에게 맥주 제조공정과 친환경 공장을 홍보하기 위해 1998년 6월 견학관 '하이트피아(현 하이트진로파크)'를 만들었다. 여기엔 영상관과 시음관이 마련돼있다. 견학은 사전 예약을 통해 이뤄지며 하이트진로의 갓 뽑은 테라와 켈리 생맥주를 맛볼 수 있다. 직접 생맥주를 들이켰더니 시중에서 쉽게 맛보기 어려운, 신선하면서도 짜릿한 맛이 입 안에 가득찼다.
이 공장에선 총 연간 50만kl(킬로리터)의 테라와 켈리, 발포주 필라이트 등이 생산된다. 500ml 짜리 맥주 20병이 들어가는 박스로 연간 생산량을 따지면 6500만 상자에 달하는 양이다. 공장 내에는 72만ℓ(리터)의 맥주가 보관되는 거대한 저장탱크가 108개나 있다. 한 사람이 500ml 병으로 매일 10병씩 먹는다고 가정할 때 무려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이 많은 맥주는 모두 자동화된 컴퓨터 시스템으로 생산되며 중앙 통제실에서 전체 공정을 제어한다.
우선 코 끝에 보리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하이트진로파크(PARK)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맥주의 생산 과정을 각 공정 별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원료인 보리를 거대한 사일로(원통형 저장고)에서 싹을 낸 후 건조시키면 맥아가 된다. 이 맥아를 분쇄해 따뜻한 물을 넣고 가열하면 단 맛의 맥즙이 만들어진다. 맥즙에서 쓴 맛을 내는 탄닌 성분과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자비' 과정을 거친 뒤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 과정을 거치면 맥주가 만들어진다.
이어 제조라인으로 옮겼더니 셀 수 없이 많은 공병들이 가볍게 부딪히는 차르륵 소리와 함께 700m에 달하는 레일 위를 이동하고 있었다. 시중에 판매된 후 회수된 공병은 레일을 타고 선별기를 거친다. 파손되거나 변형된 병은 자동 설비를 통해 걸러지며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35분간 깨끗하게 세척된다. 세척과 살균을 거친 병들은 외부 공기가 차단된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을 거쳐 1분에 1000병, 하루 최대 400만병의 병맥주가 생산된다.
이같은 하이트진로의 첨단 설비엔 90년간의 맥주 제조노하우가 담겨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과거엔 독일과 일본으로 기술을 배우러 다녔지만 요즘엔 해외 양조 기술자들이 견학을 오는 공장이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2019년 출시 이후 국내 대표 맥주로 자리잡았으며 지난 6월말에 판매량 55억병을 돌파했다. 1초당 28병씩 판매(330m 기준)된 속도다. 켈리는 2023년 4월 출시 후 99일 만에 1억병(330㎖ 기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초당 11.7병씩 판매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