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존재감 키우는 T뷰티.."로컬 브랜드 성장 뒤엔 코스맥스"[인터뷰]

방콕(태국)=하수민 기자
2025.11.09 15:01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5-K뷰티 대장정>코스맥스②강민구 태국 법인 법인장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강민구 코스맥스 태국 법인장.

태국이 10조원 규모로 커진 시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뷰티산업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레알·에스티로더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들어선 미스틴(MISTINE)과 시리찬드(SRICHAND) 등 로컬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다. 여기에 '이브앤보이(EVE & BOY)'와 '뷰티리움(Beautyrium)' 등 현지 편집형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 유통 판도까지 재편되고 있다.

로컬 브랜드들이 하나 둘 성공하면서 제품 기획과 생산을 뒷받침할 제조 파트너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런 흐름의 대표적 수혜주로 떠올랐다. 실제로 태국 법인은 설립 이후 불과 6년만에 매출이 4배 뛰었다. 올해 매출도 약 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강민구 코스맥스 태국 법인장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가장 전략적인 거점"이라며 "인구 7000만명의 내수시장, 제조 인프라, 물류 접근성까지 삼박자를 갖춘게 태국"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맥스 태국 법인 매출, 순이익/그래픽=최헌정

태국은 이미 다수의 현지 ODM 기업이 자리잡은 성숙한 시장이다. 하지만 코스맥스는 단순 생산을 넘어 한국식 ODM 시스템과 K뷰티의 DNA(유전인자)를 현지에 이식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로컬 브랜드들의 니즈를 면밀히 반영해 제품 제형부터 패키지, 마케팅 감도까지 아우르는 풀서비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R&D(연구개발)센터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본사 수준에 맞추고, 제형 안정성를 비롯해 점도·색상 등 모든 품질 데이터를 본사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생산 효율과 완성도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강 법인장은 "예전엔 '어디에서 만들어도 비슷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한국처럼 만들고 싶다'는 요구가 많다"며 "품질과 제형, 디자인 감각까지 한국식 ODM 시스템이 현지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시스템이 그대로 현지에 적용되면서 브랜드 신뢰가 빠르게 쌓였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객사 다변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태국 대표 로컬 브랜드 미스틴과 시리찬드뿐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브랜드까지 태국 법인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강 법인장은 "중국 내 정책 리스크나 물류비 상승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태국 공장은 품질과 납기, 비용 경쟁력을 모두 갖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 태국 공장.

무엇보다 '스파우트 파우치(spout pouch·한 손 크기 화장품)' 형태로 유통이 이뤄지는 태국 시장의 독특한 구조도 코스맥스 성장의 촉매가 되고 있다. 강 법인장은 "태국에선 대부분의 로컬 브랜드가 세븐일레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며 "이에 맞춰 파우치형 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콕 외곽 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은 로컬과 해외 고객 주문이 몰리며 생산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태국을 넘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강 법인장은 "태국은 이제 단일 시장이 아니라 K뷰티가 동남아로 뻗어나가는 전진기지"라며 "로컬 브랜드의 성장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코스맥스는 내년에 생산 능력 확충과 함께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기능 강화를 위해 태국 내 두 번째 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강 법인장은 "신규 공장은 제품군별로 최적화된 생산체계를 구축해 동남아 시장 전반으로 공급망을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3년 내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브랜드가 생기고, 유통이 열리고, 제조가 따라붙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는 태국 시장을 'K뷰티 성장기의 압축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의 성장세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태국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 시장의 ODM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강 법인은 마지막으로 "태국은 이제 한국의 성공 모델을 단순히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자신들만의 시장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단계에 왔다"며 "코스맥스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아시아 뷰티 산업의 다음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민구 코스맥스 태국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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