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간호사의 간곡한 편지…두 달에 한 번 공장 멈추는 '이 회사'

차현아 기자
2025.11.17 11:41

오늘 세계 이른둥이의 날..유한킴벌리 2017년부터 총 4만명 이상에 600만 기저귀 패드 무상기부

이른둥이 기저귀 개발을 맡았던 류진호 유한킴벌리 유아용품 마케팅본부장이 대전공장에서 생산된 이른둥이 기저귀를 들고 있다./사진제공=유한킴벌리

"제가 만든 기저귀가 아이를 대신 안아주고 있는 것 같았어요."

오늘(17일) '세계 이른둥이의 날'을 맞아 유한킴벌리가 2017년부터 9년간 이어온 '초소형 기저귀 무상기부'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그간 지원해온 이른둥이 기저귀 누적 수량은 600만 패드(개)로, 총 4만명 이상의 아이들이 혜택을 받았다. 유한킴벌리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대전공장의 하기스 일반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이른둥이용 초소형 기저귀 생산에 전념해왔다.

이른둥이란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인 신생아를 의미한다. 몸집은 주먹 정도로 매우 작고 피부가 얇아 일반 기저귀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른둥이들은 상대적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로 옮겨져 특별한 보살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는 약 9%로 적지 않은 숫자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전용 제품이 많지 않다보니 가족들은 이른둥이 아이를 돌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유한킴벌리는 일정 기간 병원에서 생활하는 이른둥이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30곳 이상)과 유한킴벌리 자사몰 맘큐를 통해 소형 사이즈를 무상 지원하는 '하기스 이른둥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이른둥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1년 한 간호사가 회사로 보내온 편지였다. 일반 사이즈보다 더 작은 이른둥이용 기저귀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담겨있었다. 유한킴벌리는 전국 산부인과 340곳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서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과 만나 아이에게 최적화된 제품 특성을 파악했다. 이른둥이들은 피부가 연약하고 몸집이 작다보니 일반 기저귀보다 더 부드럽고 유연한 제품이 필요했다. 큰 기저귀를 착용하면 가랑이가 벌어져 체형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의 이른둥이 기저귀./사진제공=유한킴벌리

이른둥이 기저귀는 워낙 작고 섬세하게 만들어야 하다보니 생산속도는 일반 제품보다 30% 이상 느린데다 생산 전후 준비와 품질관리 과정은 몇 배는 더 까다롭다. 또 하기스 등 다른 제품 생산을 두 달에 한 번씩 멈춰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2014년에는 기존 설비를 사용해 가장 작은 제품을 만들어봤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아예 이른둥이 기저귀만을 위한 별도 설비를 갖추고, 관련 작동 계획을 이른둥이 기저귀 생산에 맞춘 후인 2017년에야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른둥이 기저귀 생산라인 책임자인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의 유아용품생산1워크그룹 공정 장재원 엔지니어는 "생산효율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사실 이른둥이 기저귀는 부담이 되는 제품"이라면서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른둥이용 기저귀를 공급한다는 데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 엔지니어의 첫 아이 역시 1.09㎏에 불과한 이른둥이였다. 그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이른둥이용 기저귀를 차고 있던 아이를 바라보던 때를 떠올리며 "인큐베이터 안에 있어 안아줄 수는 없었지만 제가 만든 기저귀가 저 대신 아이를 안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뭉클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른둥이 기저귀 개발을 주도했던 류진호 유한킴벌리 사업부 본부장 역시 이른둥이 부모다. 류 본부장은 "이른둥이 부모이자 이른둥이 기저귀 제품 개발 담당으로서 튼튼하게 성장한 이른둥이와 그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과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기스는 '이른둥이 가족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이야기를 통해 이른둥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 커지기를 희망하고 이른둥이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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