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안전상비약 13년 만에 확대?..."신속 확대" vs"신중 접근" 의견 팽팽

조한송 기자
2025.11.28 17:15

정책 토론회에서 소비자단체, 약사협회 관계자 등 의견 엇갈려
복지부 "제도 보완 필요... 판매점 등록 기준 완화 등 논의할 필요"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의 유행 시기가 예년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지는 등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20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감기약이 진열돼 있다. 편의점 GS25의 최근 한 달 간 안전상비의약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했고, 감기약이 1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편의점 CU 또한 안전상비약의 매출 신장률은 13.8%로 특히 감기약 매출 신장률이 21.7%로 크게 늘었다. 2025.11.20.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과 공휴일, 심야 시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의약품(안전상비약) 확대가 13년째 답보 상태인 가운데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의 주최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전체 9000개의 약 중에서 13개만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됐으며 이 중에서도 2개는 생산이 중단돼 판매되는 것은 11개뿐"이라며 "이마저도 24시간 연중무휴 편의점에서만 가능하기에 국민 불편 해소 차원에서 반드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13년, 국민 수요와 문제 인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안혜리 소비자공약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 10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제도 도입 후 13년간 동일 품목의 장기 판매가 이어지면서 불편을 넘어 건강권 침해로 인식하는 국민의 비중이 과반을 넘었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제도 공백은 아이들을 위한 소아용 전용 약"이라고 강조했다.

안 국장은 특히 2022년 어린이용 타이레놀의 국내 생산이 중단되면서 구매 가능 품목이 11개로 줄어든 점에 대해 "제도의 핵심 기능이 약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선호하는 방향은 '현행 유지가 아닌 안전장치를 갖춘 점진적 확대'임을 설명했다. 그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국민 스스로 확실한 안전 기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수준을 믿고 안전장치가 마련된 품목부터 즉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수요 조사에 따라 최우선 추가해야 품목으로는 △소아용 전용 약 △증상별 진통제 △증상별 감기약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셀프메디케이션 시대,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제도 도입으로 인한 의약품 오남용 우려 문제는 제도 도입 초기 이미 충분한 논의를 마쳤다"며 "판매 업소 교육 강화 등 보완책을 통해서 문제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음에도 품목을 늘리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발표를 마친 뒤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 등 이해 관계자들이 열 띤 토론을 진행했다.

박 부회장은 "제도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품목을 확대하는 것보다 제도가 잘 작동되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실태조사 결과 최소한의 규정 사항을 지키지 않은 곳이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그간 보건당국이 무엇을 감독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전상비약 제도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판매점 등록 기준 완화나 품목 확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약국 분포가 균질적이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 측면에서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보완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며 "판매점 등록 기준 완화나 품목 수 개선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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