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00,000' 개비 신화 KT&G..."기적" 불붙은 K담배, 우즈벡서 '대박'[르포]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정진우 기자
2025.12.17 15:50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2-K푸드 대장정>KT&G①우즈베키스탄 시장 개척기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세무대 앞 'EXTRA 24/7' 편의점 내부. 현지 남성 고객이 KT&G 에쎄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Eltimos, Esse sigaretni bering.(엘티모스 에쎄 시가렛니 베링·에쎄 담배 주세요.)"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중심가에 위치한 국립세무대 앞 편의점 'EXTRA(엑스트라) 24/7'.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 고객이 계산대 뒤편에 놓인 수많은 담배 중에 KT&G의 에쎄(ESSE) 담배를 찾았다. 그에게 "왜 에쎄를 골랐냐"고 묻자 "올해 초에 한국 담배 에쎄를 알게 됐는데, 담배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워 요즘엔 에쎄만 구입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편의점에 머물 30분 동안 에쎄를 찾는 현지인이 많았다. 이 매장의 경우 지하철역과 대학가, 오피스가 밀집된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 만큼 담배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량도 많단 얘기다. KT&G는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핵심 점포라 더욱 신경을 쓰고 있었다. 에쎄도 올해 4월에 이 편의점에 입점했는데, 판매 초기보다 매출이 2배(12월 기준 성장률 200%)나 늘었다. 그러다보니 담배 진열장 중심부엔 한국 담배가 가득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중심가인 세브첸코 거리에 있는 '에디슨'몰 편의점 내부. 계산대 뒤편에 태극마크와 더불어 KT&G의 담배들이 진열돼 있다./사진=정진우 기자

여기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에코파크 인근 'OPEN(오픈) 24' 편의점에서도 KT&G 담배가 진열대를 메웠다. KT&G는 에쎄와 보헴(BOHEM)을 앞세워 이 매장에서 점유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KT&G가 현지 법인을 세우고 직접 사업을 시작한 시점이 올해인 것을 감안하면 기적같은 일이다.

이종엽 KT&G 우즈베키스탄 법인장은 "올 1월 법인을 설립했는데 당시 약 1% 수준이던 시장점유율이 현재 3% 수준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며 "매일 타슈켄드 주요 매장을 돌며 담배 판매 현황을 체크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가 진출한 국가들. KT&G는 전세계 135개국에 진출해 있다./그림=KT&G

KT&G는 이같이 인구 3500만명의 중앙아시아 경제강국 우즈베키스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추정한 수치로 보면 흡연율이 10% 수준이지만, 길거리 흡연자들이 많고 아직 실내 흡연도 자유로운 편이다. 여기에 매년 인구가 증가하고, 30대 이하 젊은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등 소비 여력이 높다. 전세계 135개국에 진출한 KT&G 입장에선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이에 2022년 KT&G 해외시장 개척팀은 우즈베키스탄의 사업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 진입 결정을 내렸고, 이듬해 연락 사무소를 열고 수입·유통사를 활용해 정식 유통을 시작했다. KT&G는 글로벌 판매 1위 초슬림 담배 브랜드인 에쎄를 앞세워 필립모리스(PMI)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 등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선점한 판매점을 뚫었다. 그 결과 지난해 에쎄 7개 제품은 총 2억7000만 개비에 이르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종엽 KT&G 우즈베키스탄 법인장이 타슈켄트에 위치한 법인 사무실에서 KT&G 사업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진우 기자

KT&G는 일단 시장 성장성을 확인한 뒤 올 1월 현지 사무소를 법인(FE KTNG GLOBAL TAS LLC)으로 전환하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편의점·담배판매점 등 9000여개 매장에서 담배를 팔고 있고, 2800여개 매장엔 전용 진열장을 비치하는 등 세부 영업망을 구축했다. 법인 소속 70여명의 현장관리 직원들은 매일 각 매장을 돌며 판매량을 체크하고 진열장 등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KT&G는 올해 에쎄 등 우리 담배가 4억 개비 이상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진출 궐련담배 제조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에코파크 인근에 있는 담배전문 판매점 우즈토바코 내부. KT&G 담배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웠다./사진=정진우 기자

우즈베키스탄에서 KT&G 담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K푸드와 K뷰티 등과 같이 '대한민국 브랜드'는 고품질 제품이란 소비자 인식 덕분이다. K웨이브(한류)의 열풍이 담배 시장에도 불기 시작한 것이다. 에쎄 체인지를 비롯해 기존에 없던 차별화 제품들이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에쎄는 초슬림 담배 중 전 세계 1위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타슈켄트 에코파크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담배 전문 판매점 우즈토바코(Uztobacco) 매니저 주라예브 아크말(Jurayev Akmal)씨는 "에쎄를 비롯해 한국 담배들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 판매량 점유율이 15%에 달한다"며 "한국 제품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는데 KT&G 담배도 마찬가지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롯데시티호텔내 상점에서 한 고객이 KT&G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사진=정진우 기자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도 주효했다. KT&G는 진입 초기 7종에서 30종 이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고 다양한 맛을 적용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놨다. 무엇보다 건조한 사막기후 등으로 현지인들 콜라를 좋아한단 점에 영감을 받아 해당음료와 어울리는 담배도 선보였다. 여기에 쿠바산 시가잎이 함유된 보헴을 비롯해 현지용 신규 브랜드를 발빠르게 론칭했다.

우상민 우즈베키스탄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관장도 "KT&G의 담배들이 라면이나 화장품 등의 선풍적인 인기를 잇고 있다"며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7.5%에 달하고, 인구도 계속 늘고 있어 우리나라 담배 등 K프리미엄 제품들이 더욱 잘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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