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조… 팬도 돈도 '팬 플랫폼'에 몰린다

김평화 기자
2026.02.04 04:04

팬 플랫폼이 달라졌다. 팬이 모여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곳인데 지금은 돈이 모이는 공간이 됐다. 팬이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이 쓰는 구조다.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BTS 소속사 하이브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위버스컴퍼니가 선두주자다.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 팬 플랫폼 위버스의 지난해 3분기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16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DM(다이렉트메시지), 광고 등 디지털사업 매출도 매 분기 평균 30% 이상 성장세다.

BTS의 팬은 위버스에서 아티스트의 라이브를 보고 소통한다. '소비'도 앱 안에서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의 2024년 매출은 255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플랫폼 관련 매출이 약 3분의1로 알려졌다.

하이브와 네이버의 위버스컴퍼니 지분율은 각각 55.4%와 44.6%다. 네이버는 과거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V LIVE'를 위버스에 통합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키웠다. 이후 기술·인프라·커머스 역량을 바탕으로 위버스의 글로벌 확장에 힘을 보태는 구조다. 위버스의 독주를 카카오와 비마이프렌즈, CJ ENM 등이 견제한다. 업계에선 올해 4파전으로 팬 플랫폼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 자체 팬 플랫폼 '베리즈'를 정식출시했다. 장원영과 안유진 등이 속한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엔터 자회사다. 아이유와 몬스타엑스 등도 베리즈를 통해 팬과 소통한다.

카카오가 그룹 차원에서 올해 성장의 핵심축으로 'AI'(인공지능)와 함께 제시한 게 '글로벌 팬덤 OS(운영체제)'다. 예약·결제, 참여혜택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글로벌 팬덤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의 중심에 카카오엔터와 베리즈가 있다. 블록체인 기반 웹3 기술이 탑재된 팬 플랫폼을 활용해 암표·재판매 등 불공정거래 문제도 바로잡겠다는 구상이다.

비마이프렌즈가 운영하는 '비스테이지'는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화 유료구독자 100만명, 누적 회원 550만명을 돌파했다. 멤버십, 실시간 소통 'POP', 글로벌 커머스를 결합한 구조로 유료전환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연간 총거래액은 800억원을 넘어섰다. 지드래곤, 손흥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국내외 주요 IP(지식재산권)들이 비스테이지 기반 팬 플랫폼을 연 영향이 컸다. 팬 활동이 곧 소비로 이어지는 '슈퍼팬' 모델이 실제 매출로 검증됐다는 평가다. 비마이프렌즈는 해외 이용자 비중이 70%다.

CJ ENM의 엠넷플러스는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팬을 모은다. 지난해말 기준 MAU가 연초 대비 약 470% 늘었다. '보이즈 2 플래닛' '프로듀스 101 재팬 신세계' 등 콘텐츠의 힘이다. GM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팬참여 플랫폼 시장규모는 2024년 59억달러(약 8조6000억원)에 달했다. 2034년까지 연평균 16.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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