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색이 곧 브랜드"…올리브영, '올리브 그린' 상표화

하수민 기자
2026.04.06 10:26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 명동 타운에서 계산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올리브 그린'을 화장품 등 소매업 분야의 색채상표로 출원한다. 단일 색상을 기업의 독점적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국내 유통업계에서 상징성이 큰 행보로 평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브랜드 대표 색상인 '올리브 그린'을 화장품 등 소매업 분야에 대한 색채상표로 출원했다. 색상 자체를 브랜드 자산으로 보호받기 위한 조치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맞춰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위조 상품과 모방 매장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비전통적 자산까지 보호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색채상표는 특정 색상이나 색 조합만으로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을 때 인정되는 고난도 지식재산권이다. 등록될 경우 해당 색상은 지정 업종에서 사실상 브랜드 전용 자산으로 보호받게 된다. 다만 타인의 색채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소비자가 색만 보고도 특정 브랜드를 떠올릴 정도의 식별력이 필요하며 제품의 품질이나 용도를 나타내는 기능적 색상은 인정되기 어렵다.

이 같은 기준으로 인해 국내 등록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하리보의 금색과 정관장의 빨강 검정 금색 조합 등 두 건이 전부다. 단일 색상이 상표로 인정된 사례는 전무한 수준으로 색채상표 등록 자체가 높은 장벽으로 여겨진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 내부 전경. /사진제공=올리브영

올리브영이 출원한 '올리브 그린'은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기능해온 색상이다. 1999년 설립 이후 전국 매장의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조명·쇼핑백·기프트 패키지·모바일 앱까지 전 영역에서 동일한 컬러를 일관되게 적용해왔다. 연간 수천만명 고객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환경에서 해당 색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색상 자체가 브랜드를 환기시키는 수준까지 인지도가 축적됐다는 평가다.

이번 색채상표 출원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응한 전략적 방어 수단으로도 의미가 크다. 최근 한국 브랜드의 외형을 차용한 위조 상품과 유사 매장이 늘어나면서 색상과 디자인 등 비전통적 요소까지 보호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색채상표가 등록될 경우 동일 업종 내에서 해당 색상 사용을 제한할 수 있어 브랜드 보호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심사 절차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심사를 거칠 경우 결과까지 약 10~12개월이 소요되지만 우선심사를 신청해 요건이 인정되면 2~3개월 내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사업 확장 속도를 감안할 때 신속한 심사 절차 활용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장기간 축적해온 컬러 마케팅과 압도적인 오프라인 접점 규모를 감안할 때 식별력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색채상표는 등록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만큼 성공할 경우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특정 색을 브랜드와 동일시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색채상표 출원은 27년간 축적해온 브랜드 자산과 고객 경험을 공식적인 권리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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