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공책과 필기구를 대신하고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치며 쇠퇴 산업으로 꼽히던 문구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AI(인공지능)가 일정 관리와 기록까지 해주지만 손으로 쓰고 꾸미는 아날로그 문구가 MZ 세대의 새로운 취향 소비로 자리 잡으면서다. 연말에만 팔리던 다이어리는 사계절 상품으로 떠올랐고 유통업계도 문구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육성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이어리와 플래너, 메모지, 북커버 등 문구용품 수요가 늘고 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 6월 한달간 문구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이상 증가했다. 이중 다이어리와 플래너는 90% 이상 늘었다. 통상 다이어리를 많이 찾는 연말이나 연초 성수기가 아닌데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점이 특징이다.
29CM 내 국내 신진 문구 브랜드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드로잉페이퍼'는 올해 5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이상 늘었다. 독서 용품으로 인기인 '오니프'는 60% 이상 증가했다.
지그재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9일부터 22일까지 플래너 검색량은 800%, 메모지는 113% 증가했다. 속지를 바꾸고 꾸밀 수 있는 바인더는 46%, 같은 책을 다른 분위기로 연출하는 북커버는 74% 늘었다.
이에 대해 지그재그는 "손으로 쓰고 꾸미는 아날로그 감성의 문구가 '힙한 것'으로 재발견됐다"며 "폰꾸(폰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백꾸(가방 꾸미기)처럼 내 물건을 나답게 꾸미는 트렌드가 이어지며 문구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문구 열풍이 이어진다. 국내 최대 문구 박람회인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는 판매 직후 티켓이 전석 매진됐다. 29CM가 코엑스에서 개최한 문구 페어에는 5일간 관람객 2만5000명이 몰리며 문구류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29CM가 운영하는 편집숍 이구홈 성수 1호점에선 5월 한달간 문구용품이 판매 비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29CM는 문구 브랜드 도입을 확대하고 관련 오프라인 행사도 강화한다. 9월에는 일본 유명 문구 브랜드 '로프트(LOFT)'와 함께 문구를 주제로 한 팝업을 열 예정이다.
업계에선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할수록 손으로 기록하는 행위가 취향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필사나 다이어리 꾸미기, 독서 기록처럼 '손으로 남기는 경험'에 아날로그의 감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구 역시 사무용품에만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을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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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관계자는 "문구가 공부나 업무를 위한 상품을 넘어 기록, 꾸미기, 독서, 필사, 데스크테리어 등 취향과 생활 방식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으로 확장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9월 로프트와 팝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주목할 만한 문구 브랜드를 소개하고 고객이 문구를 경험하며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