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미국 모회사 쿠팡Inc에 1조46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해당 재원은 쿠팡Inc 주주(투자자)에 현금 배당이 아닌 대만 등 글로벌 사업 투자금으로 활용했다.
쿠팡이 10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쿠팡Inc에 1조4659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쿠팡은 이번 배당과 관련해 "쿠팡Inc의 주주를 위한 현금배당이 아니다"라며 "중소기업 수출 교두보 마련을 위한 대만 등 글로벌 성장사업 재투자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그동안 국내 물류시설 등에 6조원 이상 투자해 9만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앞으로도 지방일자리·배송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Inc는 이와 동시에 대만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사업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Inc는 "과거부터 주주 배당을 선언하거나 지급한 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간배당금 재원은 한국에서 번 영업이익이 아니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쿠팡이 그동안 한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구축하고도 쌓인 투자금을 글로벌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쿠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쿠팡Inc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해 한국법인에 유상증자로 보낸 주식발행초과금(자본금 초과 투자금)의 이익잉여금 전환분 2조7500억원이 재원으로 활용된다. 쿠팡은 지난해 주식발행초과금 6조2159억원으로 누적 적자 3조4650억원을 메우고, 나머지 2조7509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었다.
중간배당금을 제외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1조4868억원) 등을 합산한 쿠팡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2조7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이번 중간배당금 투자를 통해 대만 사업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쿠팡은 인구 2300만명, 유통시장 규모가 200조원에 이르는 대만 로켓배송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Inc는 지난해 2분기 대만 등 성장 사업 투자 전망치를 연초 대비 30%가량 높인 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로 설정하면서 "대만이 연간 수정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쿠팡Inc의 작년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 규모는 전망치를 상회한 9억9500만달러(1조4137억원)로 최대치 기록했다. 쿠팡Inc는 올해도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 규모를 9억5000만달러~10억달러로 전망한다.
쿠팡Inc는 최근 대만 타오위안에 네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건립하고 중남부 지역으로 물류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대만 지역 70%로 로켓배송을 넓힐 예정이라고 박혔다. 대만 로켓배송 사업은 지난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성장하며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대만 투자를 통해 한국 중소기업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현재 대만에 K뷰티와 식품 등 국내 중소상공인 1만곳 이상의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만 주요 K식품·뷰티 등 업체들 현지 매출이 4~5배 이상 성장한 경우도 많다. 이들의 거래액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쿠팡 입점 업체는 30만곳으로 대만 로켓배송 지역이 확대된 올해 추가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은 업체들의 통관·배송·마케팅 등을 일체 '원스톱' 지원.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지난 8일 충청권 중소상공인들을 만나 "대만 수출 확대를 포함한 해외 판로 확장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훌륭한 예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세계 190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쿠팡의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는 올해까지 글로벌 수출에 참여할 중소·중견 K뷰티 브랜드를 100여개로 늘릴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물류 인프라에 6조원 이상 투자한 쿠팡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추가 3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이행 중이다. 쿠팡과 물류·배송 자회사의 직고용 인력은 2017년 1만3450여명에서 올해 1월 9만768명(국민연금공단)으로 7배가량 늘면서 삼성전자에 이은 국내 고용 2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쿠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41조8984억원, 영업이익은 1조6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27.76%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4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9.4%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