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마스크팩이 '필수 쇼핑템'에서 진화해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으면 대량으로 구매하던 대표 아이템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수출 증가를 동시에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스크팩 수출은 3810만달러(565억원)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규모까지 빠르게 확대되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 유행을 지나 구조적인 수요 확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국가별 수출입 관세 조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제품 81개를 보유하며 5년 연속 세계 10위를 유지했는데 마스크팩이 처음 1위 품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마스크팩의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스크팩 수출 호조의 중심에는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있다. 기존 시트형 대비 피부 밀착력과 보습 지속력이 뛰어나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호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일례로 에이피알의 겔 마스크는 아마존 뷰티 톱100에 진입하며 해외 수요를 입증했고 미국 시장에서는 세포라·타겟·코스트코·월그린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입점도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이던 판매 구조가 오프라인까지 넓어지며 '대중 소비재'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은 바이오던스를 기점으로 시장이 본격 확대된 이후 메디힐, 토리든, 아누아, 성분에디터 등 주요 브랜드들이 잇달아 제품군을 확장하며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유통업계 역시 외국인 수요 증가에 맞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매장 내 '마스크 라이브러리'를 통해 시트팩, 모델링팩, 버블팩 등 800여 종을 한데 모아 선보이고 있다. 일반 매장 대비 10배 이상 넓은 매대를 구성하고 브랜드별 진열 대신 '진정', '트러블 케어' 등 기능별 큐레이션을 적용해 K뷰티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도 쉽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외국인 매출의 약 60%가 스킨케어에서 나오고 이 중 마스크팩 비중이 가장 크다.
생산 측면에서는 공급 제약이 존재한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제닉,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일부 ODM(제조사개발생산) 업체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데 공정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크다. 박 애널리스트는 "하이드로겔은 아직 자동화가 어려운 카테고리로 낮은 수율과 높은 인건비, 설비투자 부담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며 "현재 5~6개 ODM 업체에 생산이 한정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생산 경험 축적을 통해 수율이 40%에서 80%대로 상승하고 원가율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공급 부족 현상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마스크팩의 약진을 K뷰티 산업의 구조적 변화 신호로 보고 있다. 뷰티업계관계자는 "마스크팩이 과거에는 관광객 중심의 '쇼핑 아이템'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