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봤자 5000원인데" 다이소 매출 4.5조 '역대 최대'...수익률도 대박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6.04.14 15:59

3만여개 상품군 중 절반 이상 1000원...전체 매출 50% 넘어
가격 먼저 결정한 뒤 소싱하는 차별화 전략...디자인, 포장재 등 비용 절감 주력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도 균일가 상품 확대...시장 경쟁 치열해질 듯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4일 서울 시내 한 다이소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이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인 '바이 오디-티디(Bye od-td)'가 출시 9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되고, 토니모리가 다이소에 출시한 '본셉'은 론칭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최근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매김한 다이소 전용 화장품 판매량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5.06.04.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지난해 다이소가 거둔 역대 최대 매출 4조5000억원 중 절반가량은 '1000원' 상품이다. 1000원짜리 상품 매출만 2조원을 넘었다는 의미다. 고물가 국면에서도 다이소는 독자적인 소싱 전략으로 '1000원샵' 이미지를 유지하며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는 외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맞물려 유통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9.7%)을 달성케 한 원동력이 됐다.

14일 다이소에 따르면 약 3만여개의 상품군(SKU) 중 절반 이상이 1000원 상품으로 구성돼 있고, 1000원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1000원 상품은 다이소가 설립 초기부터 강조한 '가격 대비 최대 가치'란 약속을 실천하는 상징적인 상품군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0만명에게 10%를 남겨 파느니 100만명의 선택을 받겠다"는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박리다매'(薄利多賣, 이익을 적게 보면서 많이 판매한다) 전략의 핵심 상품군이란 의미다.

다이소는 사업 초장기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4종의 균일가를 책정했다. 그러다가 2004년 3000원, 2006년 5000원 상품군을 추가해 현재 6종 균일가 체계를 확립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최고가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20년째 최고가를 유지 중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1000원 상품이 주력이고, 최고가 기준 5000원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이소가 가성비 상품을 팔면서도 고수익을 거둔 건 차별화된 소싱 전략이 주효해서다. 다이소는 제품 원가에 이윤을 붙여 가격을 결정하는 일반 유통사와 달리 가격부터 정한 뒤 상품을 개발한다. 또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모든 상품을 100% 직매입해서 제조사와의 가격 협상력을 극대화하고 제품 포장재와 디자인을 최소화해 원가를 낮춘다. 다이소 관계자는 "만약 컵이 손잡이가 필요 없는 디자인이라면서 과감히 없애고, 양면에 무늬가 있다면 한쪽에만 무늬를 남겨 품질을 유지하는 선에서 제품을 디자인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발주할 때 한 번에 수 백만개 단위로 대량 주문해서 생산 단가를 대폭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것도 수익성을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1997년 첫 매장을 낸 다이소는 2001년 100호점, 2009년 500호점, 2015년 10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전국에 1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봇과 컨베이어벨트 등 최신 시설이 설치된 대규모 자동화 물류센터를 운영해 인건비를 줄이고 오배송률을 낮춘 것도 운영비 절감에 기여했다.

과거에 주력 판매 상품이 문구나 잡화였다면 최근엔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뷰티, 패션 상품군으로 확장하는 것도 향후 실적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26개 대형 유통사의 평균 매출 신장률은 6.8%이다. 이 중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출 신장률은 평균 0.6%에 그친다. 반면 지난해 다이소 매출 신장률은 14.2%로 유통업계 평균 성장률의 2배를 웃돈다. 오프라인 유통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도 다이소가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했단 방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젠 대형 유통사들이 다이소 소싱 전략을 역으로 벤치마킹하면서 균일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상반기 중 5000원 이하 균일가 생활용품 '와우샵' 대표 상품 40여종을 전국 점포로 확대 공급한다. 와우샵은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5종 가격대를 책정했고, 모든 상품을 해외 직소싱으로 들여온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보인 '4950원' 가성비 뷰티존이 인기를 끌자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최근 2000원 이하 간편식, 5000원 이하 뷰티·건기식 등 균일가 상품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식료품 위주로는 수익성 개선이 녹록지 않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이소가 선점한 균일가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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