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올해 1분기 일제히 실적 개선을 기록하며 업황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고물가 부담과 소비 위축 흐름이 점차 완화된 가운데 예년보다 길어진 겨울 날씨가 아우터를 중심으로 한 계절성 수요를 자극하면서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소비심리 회복과 프리미엄 소비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주요 패션기업들의 수익성이 동반 개선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619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48%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316억원으로 38.3% 늘었다.
LF는 헤지스와 닥스 등 핵심 메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가 높은 라인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면서 전반적인 매출 기반이 견고하게 유지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LF가 최근 몇 년간 추진해온 브랜드 고급화 전략과 글로벌 시장 대응력 강화가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패션과 수입 코스메틱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니치 향수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뷰티 사업 확장과 자체 브랜드 리브랜딩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며 수익성 개선 폭을 키웠다는 평가다.
한섬 역시 1분기 매출 4104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9%, 67.7% 증가했다. 소비심리 회복 국면에서 국내 주력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의 판매 호조가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빈폴과 갤럭시 등 주력 브랜드의 두 자릿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매출 573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7%, 11.8% 증가한 수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기후 변화에 대응한 상품 운영 효율화와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해외 확장 효과가 맞물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개선 흐름을 단순한 계절적 요인에 그치지 않는 변화로 보고 있다. 과거 소비 위축 국면에서 크게 위축됐던 의류 소비가 다시 살아나고 있으며, 특히 백화점 채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패션 소비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백화점 의류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며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며 성장세가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 하락으로 아우터 판매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진 데다 이후 소비심리 회복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됐다"며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