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입으면 끝"…완성형 스타일 뜨자 남성복 판 바뀐다

하수민 기자
2026.05.20 15:51
테일던 매장 내 셋업 룩. /사진제공=하고하우스

남성 패션 시장에서 '적게 고민하면서도 잘 입는' 효율 중심 소비가 확산되면서 완성형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제품 하나하나를 비교하기보다 실패 확률을 줄이고 구매 시간을 단축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스타일링까지 설계해주는 브랜드 전략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상·하의를 함께 구매하는 '셋업형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며 완성된 착장을 그대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플랫폼 기업 하고하우스 남성 브랜드 '테일던'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착장 조합을 고려하는 '선 스타일링' 전략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상의·하의·아우터를 각각 고르는 대신 처음부터 완성된 룩을 기준으로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가 큰 고민 없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소비 데이터에서도 셋업 중심 구매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테일던의 지난 17일 누계 기준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 가운데 착장 조합 형태의 '풀 착장 구매' 비중은 약 67%를 차지했다. 개별 아이템 구매보다 브랜드가 제안한 스타일 그대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상품군별 판매 증가세도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 17일 기준 매출은 직전 기간(4월 1~17일) 대비 셔츠가 110% 증가했고 카라 티셔츠는 44%, 티셔츠는 23%, 여름 팬츠는 20% 각각 늘었다. 특히 셔츠와 팬츠 등 스타일링 조합 활용도가 높은 품목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셋업 수요 증가 흐름을 뒷받침했다.

테일던은 한국 남성 체형을 반영한 자체 '아시안 핏' 패턴도 적용했다. 글로벌 브랜드 기준 사이즈 대신 국내 소비자 체형에 맞춘 실루엣을 구현해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사이즈 미스 문제를 줄이고 착용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자사몰에서는 출근·주말·여행·데이트 등 상황별 스타일을 제안하는 '바이 오케이션(BY OCCASION)' 콘텐츠도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TPO에 맞는 스타일을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타일링 부담을 낮췄다.

하고하우스가 전개하는 또 다른 브랜드 마뗑킴 역시 맨즈 라인을 통해 빠르게 스타일을 선택하는 소비 흐름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그룹 NCT 멤버 제노를 첫 남성 앰버서더로 발탁하며 트렌드 기반 스타일 제안 강화에 나섰다. 셀럽 착장을 직관적으로 제시해 복잡한 스타일링 과정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다양한 상품을 나열하는 방식보다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구매 구조를 만드는 것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타일링을 완성해주는 브랜드나 실패 확률이 낮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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