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보다 경험…AI 시대 거리로 나오는 유통 플랫폼

유예림 기자
2026.07.04 06:10

[MT리포트]뷰루마불, 오프라인 영토전쟁②최고의 광고판이 된 오프라인

[편집자주] AI 초개인화 쇼핑시대에도 뷰티·패션 플랫폼들은 값비싼 오프라인 상권으로 향하고 있다. 올리브영과 무신사가 성수·홍대 핵심 상권에서 맞붙은 데 이어 에이블리까지 오프라인 확장에 나서며 '뷰루마불(뷰티·패션+부루마불)'을 방불케한다. 핫플레이스에서 펼쳐지는 플랫폼의 오프라인 선점경쟁과 파급효과를 조명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광고판이 되는 과정/그래픽=이지혜

클릭 한번이면 원하는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시대에도 유통 플랫폼들은 오프라인에 베팅하고 있다. AI가 온라인 쇼핑을 편리하게 만들수록 오히려 소비자는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찾고 플랫폼들은 이 경험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핵심 상권의 플래그십 매장은 판매 공간보다 브랜드를 경험하는 쇼룸이자 온라인 고객을 확보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특히 뷰티·패션 분야는 직접 경험해야 하는 대표적인 경험재다. AI가 피부를 분석하고 상품을 추천할 순 있지만 향을 맡고 핏을 살피고 색상을 비교하며 제품을 경험하는 것까지 대신할 순 없어서다.

플랫폼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한다. 매장을 통해 온라인 성장까지 끌어내는 전략이다. 대표 사례가 4월 성수동에 처음 통합매장으로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다. 개점 후 50일간 거래액이 70억원을 넘겨 매출로 성공을 거뒀지만 이 성과가 오프라인에 머물지 않았다. 개점 후 온라인 글로벌 스토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고 신규 회원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장을 찾은 관광객이 온라인 고객으로 전환되며 온·오프라인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무신사는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만들었다. 매장에서 글로벌 스토어 가입 고객에게 선물을 주고 여권 인증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식이다. 여행 중 방문한 매장 경험이 귀국 후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 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2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외국인은 20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200만 명을 넘어섰다. 2026.5.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에이블리가 10월 선보이는 첫 매장도 온·오프라인의 연결을 강화한다. 취향을 찾고 발견하는 공간을 목표로 체험 요소에 집중하는 구성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앱에서 경험했던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에 이식하고 성별, 연령, 취향 등 앱의 자료를 분석해 쇼룸 진열에 반영하는 타깃팅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플랫폼이 오프라인에 투자하는 이유는 판매보다 경험, 고객 유입에 있다. 특히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1020세대에게 오프라인이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각인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공유하는 과정에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식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플랫폼의 오프라인 투자를 이끄는 배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20세대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하고 온라인 쇼핑을 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움과 재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검색광고나 SNS 광고가 기업 홍보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핵심 상권의 플래그십 매장이 가장 강력한 광고판이 됐다는 평가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에서 시작된 오프라인의 마케팅 효과가 플래그십 매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경험이 고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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