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외 국가원수 방한 때 '과학관 시찰' 왜 없을까

류준영 기자
2015.03.18 05:31

지난 9일, 일본에서 "과거사를 직시하라"며 일침을 가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공식 일정에는 도쿄에 있는 국립 과학 미래관 시찰이 있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휴먼로봇 '아시모'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찾았다. 재난 도우미 로봇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자국 기술 수준과 비교해 봤다는 후문이다. 만일, 이 두 나라 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면 과학관 시찰이 포함됐을까?

일본 미래 과학관은 가장 '핫'한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일본 과학 미래관을 다녀오면 기죽어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 대표 과학관으로 꼽는 중앙과학관(1990년 설립)은 한해 282억 원, 과천과학관(2008년 설립)은 325억 원 예산을 쓴다. 하지만 전시장 운영과 특성화 프로그램 등에서 민간 과학관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는다. 어린이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 정도로 여겨질 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외부 용역 업체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력검증이 안돼도 낮은 비용을 제안한 업체가 운영의 우선권을 갖는 구조가 고착화돼있다. '관피아의 낙원'으로 취급되면서 '자리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과학관 운영관점도 비판 대상이다.

세계 최대 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을 때 사용하는 막대 '셀카봉'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가까운 대만·중국도 속속 '셀카봉 반입 금지'에 합류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국립과학관에 물었더니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과학·ICT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현 정부.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해외 정상들과 함께 나란히 국립과학관을 시찰하는 모습, 그럴 수 있는 국립과학관의 변신은 언제쯤 현실화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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