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신문기사나 방송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수많은 종류의 범죄에 관한 내용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다 보면 마치 우리가 범죄공화국에 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이러저러한 이유로 법을 위반한 사람이 도처에 있다. 부모나 자식을 죽게 만들거나 무고한 사람들을 냉혈동물처럼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 앞에서는 인간성에 대한 좌절감과 허탈감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와 같은 인식에는 과거에 비해 수사기관의 높은 검거율과 대중매체의 빠른 정보력이 미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미제의 사건으로 남았을 범죄도 오늘날에는 밝혀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실제 자행된 범죄의 수는 비슷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오늘날 범죄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지각할 수도 있다. 또한 매체의 발달로 범죄에 관한 정보가 신속히 퍼져나간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비해 접하는 범죄의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두 요인이 과거에 비해 오늘날 범죄가 증가했다는 우리의 인식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수사력과 정보력의 향상 때문으로만 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범죄 발생 빈도는 매년 심각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범죄자 수는 199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서 1998년에 1000명선에 도달했고 2009년엔 2000명에 이르렀다. 2010년에는 약간 감소했지만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범죄 발생 빈도의 상승과 관련해서 우리가 고려할 요인의 하나가 재범률이다. 2005~2014년 전과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보면 흉악범죄의 52.3%가 전과가 있는 사람에 의해 발생했다. 이 기간에 폭력범죄 중 전과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53.2%나 된다. 이러한 수치는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들이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와 관련된 다양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한 분석이 이루어졌을 때 효율적인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범과 관련한 원인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관계적, 사회경제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들이다. 범죄를 구성하는 요인이 개인적인 요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사실이다. 따라서 형기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사람이 재범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족의 해체, 빈곤과 재취업의 한계, 하위문화의 규범과 같은 사회적이고 관계적인 요인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한 재범률을 낮추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또한 범죄자들의 개인적인 특성, 특히 흉악범죄와 관련된 심리적 속성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재범률을 낮추는 데 필수다. 기질적으로 죄책감이나 공감능력이 없고 공격성이 높은 사람이 있다. 이처럼 고위험군의 사람들은 사회에 복귀하더라도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이 상황에서 고위험군의 수형자들을 변별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개발해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범죄와 관련된 분야에 재정과 인력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화와 교정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정시설 중 수형자들을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은 서울남부구치소 교정본부 분류센터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분류센터는 수형자들의 위험성 정도를 제대로 진단하고 평가함으로써 그 결과에 따라 이후의 조치와 개입을 달리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분류센터 업무는 재범방지의 출발점인 셈이다. 한 명의 재소자를 관리하는데 연간 2000만원가량의 예산이 든다고 하니 범죄를 줄이기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