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하고 서울하고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알지만, 그들은 모른다. 메르스도, 북한 미사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외국인들은 우리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왜 나왔을까. 밖에 나온 것도 서러운데 이런 일까지 터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아무리 그 나라 사람들이 “괜찮다”고 해도 희박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가 없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면서 조금씩 깨달아가는 것 같다. IS의 터키 이스탄불과 벨기에 브뤼셀 테러, 일본 구마모토 현 지진 등 우리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관광지에서 잇달아 예측 불가능한 재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고, 그 과정에서 속을 썩으면서 해당 지역들은 ‘다시는 안 갈’ 지긋지긋한 추억으로 각인된다.
특히 이번 일본 지진 사태는 더욱 심했다. 현지 업체들이 지진이 발생한 규슈 지역이 아니면 항공이든, 숙소든 취소가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여행을 준비한 이들의 불만이 컸다. 일본의 저가항공과 호텔 등 숙소들은 약관에 ‘천재지변 시 수수료 없이 환급해 준다’는 조항이 있지만 의미없었다.
하지만, 현지에선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원전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보도가 계속됐다. 어린아이를 포함한 가족동반 여행을 준비한 이들이라면 구마모토 현 외 지역 여행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자국 정부에서 아무런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일본=관광대국’이라는 명성을 무색게 하는 처사로 여행자들의 실망을 배가했다.
우리 정부와 관광업계는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메르스 유행 당시 우리나라 항공사와 호텔들은 얼마나 외국인들의 두려움의 크기를 이해하고 배려해왔는가. 또 우리나라 정부는 동요하는 관광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연재해든 테러의 위협이든 세계 어느 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비상시에 대한 배려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