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 할말만 하는 전경련

이정혁 기자
2018.02.20 05:30

"오늘 아침 신문에 다 나와 있습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은 13일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 직후 '전경련이 한국기업인연합회(한기련)로 개명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전경련은 지난해 이맘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경유착의 핵심 고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일자 한기련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을 포함한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전경련이 한기련으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지 약 1년이 지났음에도 변한 것은 없었다. 정기총회를 불과 몇 일 앞두고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이름을 바꾸기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뿐이다. 그동안 전경련은 개명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낸 적이 없다.

현장에서 기자들을 마주친 허 회장은 굳이 답변할 필요를 못 느꼈는지 언급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조직의 이름을 바꾸는 작업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전경련에게 민감한 이슈였겠지만, 하고 싶은 말한 하는 불통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문제다.

국민들은 전경련이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를 지켜보고 싶어한다. GS그룹의 회장이자 전경련의 수장으로서 지난 1년여 국회 청문회와 여러 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것은 이해한다. 그럴 때일수록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허 회장은 잘 알 것으로 생각된다.

허 회장은 정기총회 자리에서 "작년 전경련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싱크탱크로의 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자평하면서 사회의 신뢰 회복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언론과의 접촉면에서 입을 닫는 허 회장의 모습에서 국민들이 전경련의 변화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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