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바이오의 상반기 기술수출이 12조9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최대 실적인 작년(2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격차는 한층 더 확대됐다. 고강도 규제 혁신 없이는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경쟁은 갈수록 힘들어진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최근 한 달에만 11조원규모의 기술수출 소식을 내놓았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를 1조9000억원에,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7조원에 기술이전한다고 밝혔다.
K바이오의 잇따른 기술수출은 좋은 뉴스다. 하지만, 중국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1분기에만 614억달러(92조원)를 기록했다. 중국 바이오기업의 행보도 더 거침없어졌다.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는 미국 화이자와 105억달러규모의 항암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회의에는 중국 아케소의 폐암 치료제가 핵심 발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중국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떼놓을 수 없는 것이 규제 혁신이다. 작년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임상시험계획서(IND)의 승인기한을 기존 60일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동일한 30일로 단축했다. 30일내 통보가 없으면 자동승인이다.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허가가 필수다. 규정대로라면 식약처는 30일내 IND를 심사해야 하지만, 승인통보까지 약 120여일이 소요됐다. 인원 부족 영향이 크다. 식약처 심사인력은 369명으로 미국 FDA(9049명), 유럽 EMA(4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K바이오는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의료데이터가 있는 한국이 육성하기에 최적의 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선두업체도 갖췄다. 우수한 연구 인력을 육성하고 임상시험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또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자금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수가 8000선을 넘어서는 동안 오히려 뒷걸음질 친 코스닥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바이오산업 육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