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힘 없는 부처라는 생각을 버리고…”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장관은 취임한 직후부터 환경부의 ‘반성’을 요구했다. 취임 200일이 지난 연초에도 환경부의 과거 행태를 지적했다. 지난달 조직 개편 때는 “환경부가 환경가치를 지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성(自省)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2중대’ 라는 꼬리표 같은 수식어를 못 떼고 있다. 그래서 묻고 싶은 건 부처 구성원들의 ‘환골탈태’에 앞서 과연 김 장관은 ‘취임 6개월을 넘기는 동안 장관은 무엇을 했나’라는 질문이다.
환경부는 부처 관련 현안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환경영향평가 발표 때, 담당 부처인 환경부는 국방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국방부 2중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무허가 축사 논란에서도 환경부는 존재감이 없었다. 다음달 24일 무허가 축사 적법화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앞서 축산농가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이 직접 유예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반면 악취나 수질 개선을 위해 이를 반대하던 환경부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김 장관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수도권 미세먼지로 차량 2부제 의무화가 논란이 됐을 때도 김 장관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눈에 띄었다. 김 장관은 “지방 정부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며 책임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겼다.
환경부 숙원사업인 ‘물관리 일원화’에서도 김 장관의 역할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의 수자원정책국과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김 장관이 법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결론이 나기도 전에 ‘물관리 일원화 TF(태스크포스)’를 해체해 버렸다.
부처 구성원들을 탓 하기 전에 김 장관은 먼저 자신을 돌아 봐야 한다.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타 부처와 얽힌 사안 등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그게 장관의 존재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