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레타리아는 라틴어 'proletarius'에서 왔다. 자식을 뜻하는 proles에 접미사 arius가 더해졌다. 가진 게 자식밖에 없는 사람, 무산계급을 뜻한다. 뒤집어 보면 자식을 재산으로 취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식은 곧 노동력이었기에 그렇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1980년대만 해도 농촌에선 봄가을로 초등학생까지 농번기 휴가가 있었다. 보리, 벼 수확기에 집안일을 돕느라 결석이 잦자 아예 일주일 정도 단체휴가를 줬다.
인류 역사에서 다산이 풍요를 뜻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출산 기피는 여러 번 있었다.
스파르타는 기원전 371년 레우크트라 전투에서 테베에 패했다. 저출산 때문이다.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번영의 정점을 찍었다. 포로들이 넘쳤다. 노예를 소유하자 자녀들의 노동에 의지하지 않았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도 됐다. 인구는 100년 전의 5분의 1 내지 8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군대 조직력은 위축됐고, 병력을 동맹군에 의존해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조차 스파르타가 인구 부족 때문에 망했다고 할 정도다.
고대 로마에서도 상류층은 번영으로 출산율이 하락했다. 결국 게르만 용병을 끌어들였다. 자녀가 많으면 사치와 여유를 즐길 시간이 부족하다. 부유해지면 자식을 노동력으로 활용할 필요도 줄어든다. 출산의 기회비용이 커진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1970년에서 2017년 사이 1인당 국민소득은 257달러에서 2만9745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는 4.53명에서 1.05명으로 감소했다.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가팔라지긴 했지만, 소득과 출산율은 역의 관계다.
횡단면을 보더라도 2014∼2016년 출생아 비율이 가장 높은 계층은 소득 상위 20~40%다. 전체 출생아의 34.5%를 담당했다. 그보다 소득이 높은 소득 상위 20% 계층 출생아 비중은 20.9%로 크게 떨어진다.
이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실패한 이유기도 하다. 저출산정책을 편다면 기회비용이 적은 저소득층에 혜택을 몰아줘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간 주요 저출산정책으로 꼽힌 자녀세액공제는 고소득층이 혜택을 더 본다. 보육료와 양육수당은 소득과 무관하게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국민의 생활 비용을 낮추는 것을 넘어, 저출산을 극복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한정적 재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특정 계층엔 자식이 곧 재산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과감하게 지원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