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권, 이제 '소프트파워'에 달려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
2018.06.08 10:35

[기고]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 2월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계기로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등 일련의 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가 전쟁과 대립의 상징에서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영국 잡지가 이례적으로 한국 특별판을 발행해 화제가 됐다. 전 세계 여론 주도층을 독자로 삼는 이 잡지는 한국을 ‘소프트파워의 새 강자’로 표현하고, 국제정세(Affairs), 비즈니스(Business), 문화(Culture), 디자인(Design), 엔터테이닝(Entertaining), 패션(Fashion) 등 한국의 이모저모(A to F)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17년 영국 포틀랜드커뮤니케이션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공공외교센터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30개국 중 21위로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 경제력 등 ‘하드파워’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문화’가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우리의 소프트파워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 문화의 가치를 해외에 알리고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된 해외문화홍보원은 작년 10월 세종학당재단, 국제문화교류진흥원, 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학번역원,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해외 진출 활성화 협의회’를 결성했다.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추진해오던 사업들을 연계해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 4월에는 ‘한국문화 글로벌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문화의 해외 진출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인기를 얻은 케이팝,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더해 음식, 패션 등 생활양식을 알리고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등 기초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화의 정수를 확산하는 방안을 망라했다. 기초예술은 ‘국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수십, 수백 년을 지속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해외문화홍보원은 문화, 예술, 콘텐츠, 관광 분야에 대한 해외 온라인상의 반응을 분석하는 ‘한류 빅데이터 종합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지역별, 세대별, 계층별 맞춤형 전략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문화 확산의 거점인 32개 한국문화원이 현지 여건에 부합하는 특화사업을 하도록 지원하고, 전문가 그룹의 컨설팅을 통한 성과관리도 강화해나갈 것이다.

한류가 인기를 얻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서는 제품포장에 영어 표기보다는 한글표기를 선호한다고 한다. 국제적 인지도가 낮아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은 앞으로도 오랜 전통과 창의력을 갖춘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보다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문화를 삶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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