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3기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송선옥 기자
2019.01.22 06:0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위례신도시에는 두 번 놀란 사람들이 산다는 뼈(?)있는 얘기가 있다.

우선 위례에 처음 가보고 놀란다. 깔끔하게 정돈된 ‘신도시’ 위례 중앙광장의 여유 있고 평화로운 모습에 반하고 4.4km의 휴먼링에서는 아이들과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겠다는 꿈에 부푼다. 속이 뻥 뚫리는 공기를 마시며 새 아파트를 둘러보면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다.

다음은 살면서 교통이 생각보다도 더 불편해 놀란다. 자차를 이용한 출근길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무엇보다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2024년 개통 예정이라던 위례신사선이 아직 삽도 못 뜨고 있다는 점. 위례 중앙광장에서 출발해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삼성동을 거쳐 3호선 신사역에 가는 이 노선은 위례 교통망의 핵심이다.

다행히 위례신사선은 10년 만에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고 올 상반기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그러나 완공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위례 주민들의 고통은 그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실패를 잘 알고 있는 정부는 지난해 말 남양주 왕숙(1134만㎡), 하남 교산(649만㎡), 인천 계양(335만㎡), 과천(155만㎡) 등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교통망 확보 계획을 내놓았다. 대출 규제로 확연하게 조정세로 접어든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를 굳히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기존 지하철 노선 연장도 있지만 교통망의 핵심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이미 통과한 GTX A, C 노선을 조기 착공하고, B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남양주 왕숙에서 서울역까지 15분이면 올 수 있다는 ‘축지법’은 다름 아닌 이 GTX B 노선이다.

그러나 과연 교통망 확충이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연내 착공하겠다’고 공언한 GTX A가 지난해 연말 부랴부랴 착공됐지만 ‘노선이 북한산 밑을 지나가면 자연생태계가 훼손된다’는 환경부와의 갈등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GTX B가 앞서 경제성이 부족해 예비타당성을 통과하지 못한 노선이란 점도 걸린다. 최근에는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다시 장기 표류의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다.

위례가 교통지옥으로 전락한 것은 위례신사선 등 버젓한 교통망 확보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탓이다. 이런 실패가 3기 신도시에서 또다시 재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공급 과잉에 따른 교통난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3기 과천신도시 인근 남태령과 4호선 과천역에서 사당역까지 라인은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하다. 3기 신도시의 성패는 치밀한 장기 계획을 세워 입주 시기에 맞춰 교통망을 제대로 깔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