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디지털플랫폼 비즈니즈모델이 대세다. 디지털플랫폼은 네트워크효과로 일정규모를 초과하면 급성장하며 양면시장을 거래 상대방으로 하기 때문에 양쪽 시장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규모가 확대될수록 데이터가 많아지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력은 데이터고 데이터 활용은 시장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에 의한 경쟁력을 높인다. 금융· 비금융기관 모두 오는 8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표방하며 연결성·확장성을 증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플랫폼이 필수존재가 될수록 그 폐해도 우려된다. 승자의 독식처럼 시장을 독점한 플랫폼이 지배적 지위를 얻음으로써 금융소비자와 플랫폼 참여기업에 불이익을 가함은 물론 우월적 지위로 플랫폼 이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사업과정에서 얻은 다수의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이는 서비스 수준을 향상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증대에 기여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독점할수록 경쟁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고, 많은 이전비용으로 플랫폼에서 이탈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위원회도 이러한 영향력을 인식해 현재 국회에 상정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빅테크(대형 IT기업)가 주도하는 금융플랫폼에 대한 행위규제를 강화하고 지난 3월25일 발효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플랫폼이 금융상품·서비스 판매를 대리·중개할 것으로 보아 금융상품판매대리업자로 규제했다.
그런데 이들 조치만으로 금융소비자가 충실히 보호받을 수 있을까. 금융플랫폼이 자주 활용하는 개인점수화(스코어링)의 경우 종래 수집·분석할 수 없었던 생활패턴이 행동이력데이터로 쌓여 점수화돼 금융거래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융소비자가 금융플랫폼에 남긴 디지털발자국이 금융거래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식하고 행동했지는 의문이다. 개인정보 수집 시 행동이력을 기초로 본인을 점수화하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거나 점수화하는 제3의 기관에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동의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행된 신용정보법에서 금융소비자에게 프로파일링 대응권을 보장하지만 이러한 권리에 친숙하지 않고 금융회사의 거래관행에도 프로파일링 대응권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행동이력에 의한 개인점수제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동의했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동의했다는 것만으로 플랫폼 내 행동이력으로 산출된 점수로 불이익이 되는 결과를 인식했다고 보증케 하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는 이러한 인식 아래 디지털발자국을 남겼다고 보기 어렵고 수정할 기회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플랫폼에서 얻은 행동이력정보를 점수화해 금융거래에 반영하는 것은 금융포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금융플랫폼에서 중개와 마케팅이 초개인화할수록 디지털발자국으로 금융소비자는 이미 자신의 수요를 드러낸 반면 행동이력을 보고 거래 상대방으로 선택할지, 어떤 조건으로 할지 판매자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초개인화한 금융플랫폼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보다 종합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