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읽는 가장 중요한 열쇠말은 디지털 전환이다. 새 정부 정책공약에도 '디지털플랫폼정부'가 포함돼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확장현실(XR) 등 첨단기술로 인해 산업 지형과 직업세계가 변화했고 이를 통해 사이버, 물리, 바이오가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졌다.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핵심은 DNA로 요약되는데 이는 생물 유전체가 아니라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말한다. ICT 기술로 정보, 사물, 사람은 물론이고 현실과 가상마저 서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은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됐고 거기에 팬데믹까지 겹쳐 어느새 비대면 생활이 뉴노멀이 됐다. 산업,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 교육, 삶의 방식까지 바꾸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기업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디지털 혁신은 제조업을 비롯해 금융, 부동산, 법률서비스 등에 도입돼 핀테크, 프롭테크, 리걸테크로 진화하고 있다. 가령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금융거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종이에 서명하던 약정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약정으로 대체되고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인해 오프라인 은행지점은 하나둘 사라지며 창구의 대출상담은 챗봇이나 비대면 상담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단지 종이문서를 디지털로 바꿔 데이터베이스화하거나 온라인 서비스, 비대면 거래를 추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존 방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하는 파괴적 혁신이다. 정부도 이 변화를 비껴갈 수 없다. 문화재청의 경우 문화재 디지털 대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재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디지털트윈을 통한 맞춤형 민원처리, 인공지능 안내서비스 등 문화재 행정의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변화의 흐름에서 늘 보수영역에 머문 교육과 언론까지 디지털 혁신을 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에듀테크 기업은 앞다퉈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하면서 개인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출시했다. 디지털 혁명에 성공한 언론으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의 혁신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뉴욕타임스는 1851년 창간돼 1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적 종합일간지다. 뉴미디어,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언론시장의 강자였던 종이신문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고 이에 뉴욕타임스는 2011년 미국 일간지 중 처음으로 온라인 기사를 유료화하고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탈바꿈하는 대대적 혁신을 단행했다. 워싱턴포스트가 경쟁자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경쟁한다는 인식으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고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전환 앞에서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면 살아남을 것이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개인, 조직, 기업, 정부 등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새 정부 출범이 임박했다. 당선인의 정책공약에도 '스마트하고 공정하게 봉사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내용이 있다. 국정운영 의사결정에 데이터, 과학화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국민 행정 시스템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정부 행정서비스의 원스톱 온라인 창구나 그럴듯한 앱 하나 만든다고 디지털플랫폼정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일방향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사이버와 물리세계가 양방향으로 연결, 통합되는 메타버스 같은 신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디지털트윈 등을 통해 현실과 가상이 연결되고 현실세계와 마찬가지 관계와 활동, 인터랙션이 이뤄지는 공간이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다양한 국민 의견이 수렴되고 정부의 피드백으로 실제 행정변화가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플랫폼정부요, 행정의 디지털 전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