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문 닫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 이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특허 만료를 앞둔 올 하반기 영업을 중단한다. 앞서 SM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두산타워면세점 등 부푼 기대를 안고 면세업계에 진입한 신규업체들도 적자만 남긴 채 발을 뺐다.
지방, 중소중견 면세점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우후죽순 생겨났던 신규 시내면세점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2013년 지역 경제활성화, 관광진흥 지원을 목적으로 9개 지역에 새로 생긴 시내면세점 가운데 남은 곳은 4곳 뿐이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부분 운영을 하지하거나 축소한 상태다.
2016년 연간 800만명에 달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국내에 몰려들면서 면세업계는 그야말로 대호황을 누렸다. 대기업들이 면세사업을 하겠다고 뛰어들고 면세점 특허 심사는 특혜, 비위 의혹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인 관광지(동대문, 인사동)이나 외국인 카지노가 있는 호텔 등에 시내면세점이 여기저기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10년도 채 되기 전, 힘들게 받은 특허를 반납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끊기고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특히 시내면세점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다. 2017년 23개까지 늘었던 시내면세점은 현재 18곳으로 줄었다. 전체 면세점 숫자도 코로나19 이전 57개에서 현재 48개로 감소했다. 지난달 끝난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에는 한 곳도 입찰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풀 꺾이고 해외 관광이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입국 외국인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시점에도 폐점을 결정하고 신규 특허 입찰이 제로인 것은 왜일까.
면세시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드,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면세시장은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중심으로 변했다. 사드 이후 국내 면세점 매출 비중 70%까지 올랐던 따이공 매출은 현재 90%를 넘는다. 대형 면세점 1~2곳에서 대량 매입하는 따이공 특성상 여러 곳에 지점을 둘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특허수수료, 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으로 적자만 쌓이는 지점 정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업계는 해외 여행 재개로 일반 관광객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이런 기형적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명동, 잠실, 삼성(강남) 등 따이공들이 찾는 핵심점포만 운영할 수 밖에 없다"며 "동대문 등 일부 남아있는 면세점들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 만에 '장밋빛'에서 생존위기까지 몰리면서 정책 당국에 화살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업황이 최고조였을 땐 특허를 남발하고 높은 수수료를 가져간 정부가 위기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관광길이 열리며 국내 관광문화 산업도 꿈틀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 면세산업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를 쳐다보기 보다 스스로 따이공 의존도를 낮추고 건강한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