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지지율, 왕도는 없지만…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2022.07.29 02:02
윤태곤 실장

대통령 지지율이 화제에 오른 지 한참됐다. 6·1 지방선거 직후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다 30% 선에 붙어섰다. 이런 까닭에 신문 오피니언란에는 현 상황에 대한 각양각색의 진단과 해법이 연일 쏟아진다. 진보적 입장과 보수적 입장, 이삼십대의 입장과 육칠십대의 입장, 노동자의 입장과 기업인의 입장이 각각 넘쳐난다. 다 일리가 있는 말이겠지만 솔깃한 것을 골라서 따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정치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를 잘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국민만 바라보고' '이념보다 실용에 우선하여' '무엇보다 경제를 우선시하고' '쓴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등의 매뉴얼이 있긴 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안다. 좋은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된다.

"누가 그걸 모르느냐"는 험한 말 듣기 딱 좋지만 원래 그렇다. 유클리드로부터 기하학을 배우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1세도 "쉬운 방법이 없냐"고 물었다가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는 지청구만 들었다지 않나.

요즘 필자도 "대통령 지지율을 올리는 비책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으면 "그런 비책 같은 건 없다"고 방어막을 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런데 2가지 정도는…"이라고 입을 열긴 한다.

"지금은 득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실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일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금리와 물가를 한꺼번에 낮추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이십대 남녀가 화합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겠냐? 그런 건 없다. 국민들도 그런 기대를 하진 않는다. 지금 국정기조가 너무 보수적이라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도 아니다. 강속구를 던졌는데 운 나쁘게 홈런 맞으면 어쩔 수 없다. 좋은 타구를 날렸는데 호수비에 걸려도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어이없는 헛스윙, 폭투, 에러가 연발하는 형국이다. 어쩌다 출루해도 욕심내다가 견제사당하고 있다. 이럴 땐 수비가 중요하다. 안타 될 공 다이빙 캐치 노리다 이루타 만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쉬운 타구는 놓치지 말고 처리해야 한다. 실점을 줄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논란 말고 논쟁을 만들어야 한다. 법무부 장관 임명이나 청와대 조기개방 같은 경우는 첨예한 논쟁이 벌어진 것들이다. 반대논리도 찬성논리도 다 말이 되는 것들이다. 그 논쟁 자체가 나쁘지 않았고 현재 결과도 괜찮은 편이다. 반대로 대통령의 말투, 사적 채용, 대통령 부인 주변 인물, 교육부 장관 음주운전 같은 것은 논쟁이 아니라 논란거리다. 찬반이 대립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잘못한 거다. 서울 심야택시대란, 대우조선해양해법, 경찰국 설치…. 하나같이 민감한 것들인데 이런 것은 논쟁적인 이슈다. 비판받아도 된다. 해법을 제시하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

"아 그런데 하나만 더. 오해하면 안 된다. 논쟁하다가 찬반이 갈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꺼릴 일도 아니지만 편 가르기 하려고 억지논쟁을 만들면 안 된다. 특히 지지율이 낮을 때는 더 안 된다. 하방경직성이 무너질 거다. '힘들 때일수록 지지층 결집이 중요하다. 원래 중도란 없다' 이런 말 듣는 사람들은 다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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