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제도 개편은 현재 추진 중인 노동개혁 중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재 주 12시간에서 월 52시간, 분기 140시간, 반기 250시간, 연 440시간 등으로 개편한다.
-연장근로 총량관리 도입 시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등 건강보호조치를 의무화한다.
-근무형태, 업무방식의 차이가 있을 때 근로조건 결정시 해당 근로자 의사를 반영 할 수 있는 근로자대표 절차를 마련한다.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보상을 시간으로 저축하여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도의 정산기간을 현행보다 확대한다.
위 주요 권고안 중에서 가장 격렬하게 논쟁이 벌어진 것은 연장근로의 관리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 이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었다.
스타트업 기업에서는 "초기 제품개발, 투자 유치, 개발 단계 불량 대응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대응하기 어렵다", 하청업체의 경우 "원청의 불규칙한 납품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제도 개편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 반면 현 제도의 수정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실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근로시간 유연화를 확대하는 방안이 결국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면서 임금 삭감의 결과만 가져오게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1일 8시간·1주 40시간의 법정 근로, 1주 단위의 연장근로 규제, 연장근로에 대해 지급하는 추가수당, 연중 균등하게 배분되는 근로시간 등은 이른바 표준근로시간제도의 핵심을 구성하는 제도이다. 선진국의 경우 수요와 생산조직의 빈번한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표준근로시간제도를 일찍부터 수정해왔다. 서비스산업화 및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 역시 근로시간 형식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촉진시킨 요인들이다. 연장근로의 관리단위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연장근로 월 45시간·연 360시간, 프랑스에서는 연 220시간, 스웨덴에서는 월 50시간·연 200시간의 관리를 하고 있다. 나머지 다수 국가들은 4개월, 6개월 혹은 1년 단위의 근로시간 총량관리(annualised hours:AH)를 하고 있다. 프랑스는 90년에, 스페인은 95년에 AH를 도입했다.
연장근로 관리방식의 확대와 함께 개인적 근로시간 단축의 가능성 및 근로자의 근로시간 주권을 더욱 열어주는 제도개선도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에 포함돼 있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스웨덴에서도 개인적 근로시간 단축의 유력한 수단이며 연 50시간의 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현행보다 확대하는 개편안도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자의 자기결정권을 넓게 보장하는 제도이다.
이번 근로시간제도 개편은 노동시장제도의 현대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이다. 아무쪼록 이번 개편이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효율성과 근로자 개인의 필요와 선호를 동시에 반영하는 노사간의 '근로시간 유연성 타협'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