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아디다스 축구화의 사회적 가치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2024.12.10 02:05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1954년 FIFA 월드컵은 스위스에서 개최됐다. 개최지는 FIFA(국제축구연맹) 창설 5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FIFA의 본부(제네바)가 있는 스위스로 결정됐다. 그리고 이 대회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 독일과 일본의 출전금지가 해제됐고 이로 인해 독일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 월드컵 대회에서 당시 서독팀은 파란만장한 위기를 넘어 결국 우승을 일궈내 독일 축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패전으로 인해 실망감에 찌든 독일인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했는데 이 시합은 개최지였던 베른의 지명을 따서 '베른의 기적'(Das Wunder von Bern)으로도 불렸다. 2003년 이 결승전을 소재로 한 영화가 독일에서 개봉했을 정도라고 하니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시합에서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반영해 세상에 없던 새 제품으로 역사를 만든 한 기업의 사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때 결승전에선 당시 세계 최강인 헝가리와 서독이 맞붙었다. 헝가리는 1938년에 이은 두 번째 결승진출이고 서독은 사상 처음이었다. 헝가리는 1950년 이후 4년여간 '매직 마자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952년 올림픽 금메달, A매치 32경기 연속 무패 등 화려한 결과를 내온 당시 세계 최강팀이었다. 이런 파괴력을 앞세워 이미 조별리그에서 헝가리는 서독을 8대3으로 박살내 우승은 따 놓은 당상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경기는 폭우가 내리는 중에 진행됐는데 헝가리가 시작한 지 6분 만에 선제골을, 그리고 또다시 2분 후 득점을 올릴 정도로 판세가 기울었다. 하지만 비가 계속되면서 신발이 무거워지고 당연히 모든 선수의 몸도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때 아디다스가 만든 신발이 축구화의 진면목을 드러내는데 아디다스는 이미 이 경기 전에 선수들과 자주 만나 축구화에 대한 애로를 경청했다. 특히 날씨의 변동에 따라 신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미 알고 날씨에 맞춰 적절히 교체 가능한 스크류 방식의 징이 달린 축구화를 만들어뒀다.

하프타임 이후 서독 선수들은 최적화된 신발을 신어 플레이에 어려움이 적었던 반면 헝가리는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마침내 3대2의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이 경기로 인해 헝가리의 연속 무패기록은 깨졌고 이 경기는 축구 역사상 최대 이변 중 하나로 남았다.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는 것이 선행을 베풀고 타인을 돕는 것만으로 좁게 이해돼서는 곤란하다. 각 경제주체는 자신의 역할과 사명 속에서 보다 많은 이해관계자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 올바른 사회적 가치의 추구가 아닐까! 이를 위해서는 고객, 나아가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제대로 아는 것이 그 출발이 돼야 할 것이다. 아디다스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축구화 하나로 실망에 젖어 있던 독일 국민들에게 희망과 활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멋지게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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