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아파트 지상주의' 바꿀때다

[광화문]'아파트 지상주의' 바꿀때다

김경환 경제부장
2026.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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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만 선호하는 '아파트패러다임' 문제
삭막한 저층주거지도 '사람 사는 곳' 만들어야
공원·도서관 등 개발계획 세우고 통 큰 투자해야

부동산이 난리다. 어떻게 해도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란 쉽지 않다. 경제가 성장하고, 통화량이 늘어나고, 물가가 상승하면 집값은 오르는 게 순리다. 하지만 정상적인 상승을 뛰어넘어 지나친 급등은 결국 문제를 유발한다. 최근 수도권 특히 서울의 집값은 물가 상승률을 아득히 뛰어넘어 수년 만에 곱절이 오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년층은 사다리가 끊겼다고 아우성이다. 지금의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집값은 정상적으로 월급을 저축해서는 절대 살수 없는 가격이다. 급등한 집값을 보고 허탈해하던 청년들은 증시나 코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큰 손실을 입고 좌절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부는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처방을 펼치고는 있다. 하지만 대출을 비롯한 강력한 수요 규제는 집값 오르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한다. 누구는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 공급은 쉽지 않다. 결국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를 올려 불필요한 집을 사는 것을 막아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집값을 잡기 어려울까. 하나의 원인은 사람들이 아파트만을 집으로 보기 때문은 아닐까. 주거 유형은 다양하다. 단독주택, 빌라, 아파트, 오피스텔 등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다른 유형의 주택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듯 하다. 오직 아파트만 집으로 간주한다. 정부도 모든 정책과 공급의 초점을 아파트에만 맞춘다. 특히 젊은층은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만 지내와서 아파트만 집인줄 안다. 다른 유형의 집은 거들떠볼 생각조차 않는다.

집값을 잡으려면 '아파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필요한 것은 저층주거지의 재발견이다. 저층 주거지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저층 주거지에도 정부가 온전한 제대로 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처럼 나무도 하나도 없는 삭막한 빌라만이 있는 저층주거지의 풍경이어서는 안된다. 과거엔 저층주거지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랐다. 빌라 대신 주택들이 오밀조밀 몰려있고 집마다 나무와 꽃이 한가득한 풍경이 있었다. 공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주택들이 사라진 자리에 하나둘씩 빌라가 차지하고 나서는 나무도 사라진 빌라숲만의 삭막한 풍경이 자리 잡았다. 더 이상 빌라촌은 선호 주거지가 될 수 없었다.

현행 제도에선 모든 혜택이 아파트에 집중돼있다. 최근 뉴스엔 폭염에도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아파트 단지의 온도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나무가 사라진 저층주택가는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온도가 치솟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모든 주택이 아파트일 필요는 없다.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처음부터 저층주거지 개발계획을 포함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아파트로만 개발할 것이 아니라 저층주거지만의 독특한 풍경이 있는 품격 있는 생활형 단지로 바꾸는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 나무와 꽃을 심어 작은 공원을 만들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작은 커뮤니티 시설도 만들어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저층주거지도 사람이 살 만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삶의 안식처로 인식한다면 젊은이들이 왜 싫어하고 마다할까.

정답이 아파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아파트에만 살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초점을 비틀어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개발을 하자. 생각을 바꾸면 집값의 답도 나오지 않을까.

김경환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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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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