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미래의학 핵심으로 뜨는 면역학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2025.01.21 02:03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건강 관련 관심과 정보가 많아지면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한다. 특히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품에 대한 홍보나 상품 역시 늘었다. 면역기능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암도 면역과 깊은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암환자를 진료할 때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운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환자들이 물어보는 면역이란 말의 의미와 면역학 공부를 한 사람이 생각하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면역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면역이란 일종의 생체방어 시스템으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세포나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혈액) 박테리아, 바이러스 같은 생명체의 침입을 찾아내고 제거하는 기능이다. 이런 신체작용을 하기 위해 면역기능은 1차로 자기 자신이 아닌 세포나 세포 부산물을 찾아내고 없애 자기 자신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다. 인간사회와 비교하면 쉬운데 한 마을에서 외부의 침입자를 막기 위해 성을 쌓아 외부로부터 다른 지역의 사람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체에서 피부나 점막에 해당하고 자기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이 성안에 있는지 순찰을 돌고 검문해서 잡아가는 기능은 면역세포(림프구)의 기능과 비슷하다. 우리 몸에서 면역세포가 많은 곳은 외부와 통하는 부분인데 목, 장 그리고 폐 근처에 면역기관이 밀집해 인간사회의 모습과도 매우 유사한 양상이다.

면역기능이 높으면 높을수록 우리는 더 건강해질까. 면역기능이 과한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가 있다. 우리 몸엔 비록 자기 자신의 세포지만 약간의 변형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면역세포가 마구 공격해서 죽인다면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간사회에도 경찰이나 군인이 꼭 있어야 하지만 많을수록 사회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닌 것과 매우 유사하다. 결국 면역기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밸런스 또는 적절함이다. 어떤 약물을 투여했더니 NK세포나 T림프구 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면역에 좋다 이런 말은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다.

면역기능 연구는 일반적인 생물학적 연구와 다르게 다양한 면역세포의 상호조절작용 속에서 실험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면역기능이 있는 생명체 내에서 실험을 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인간의 면역기능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몸에서 실험해야 그 기능을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이런 실험은 윤리적인 문제로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예전 면역치료 신약개발을 위해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에게 안전하다고 판단된 약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가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발현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망한 예가 발생해 신약개발이 중지된 것은 물론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최근엔 면역기능이 현저히 억제된 면역결핍 마우스에게 인간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인간의 면역세포가 마우스에서 생성되게 한 인간화마우스란 것이 있어 이런 면역기능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앞에 언급된 실패한 신약의 경우 원숭이에겐 문제가 없었지만 인간화마우스에겐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유사한 부작용이 관찰돼 인간화마우스가 원숭이보다 면역연구를 하는데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암치료에서 면역항암제가 암환자의 새로운 희망이 됐다. 면역치료는 단순히 암치료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의학연구에 적용된다. 미래 의학연구에서 면역학 연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면역학 연구의 발전에 다양한 맞춤형 인간화마우스는 연구방법이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이용돼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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