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합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격'

임찬영 기자
2025.02.04 08:32

"항공 여행 마일리지는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겠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입장이다. 양사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종식하려는 의도였다.

합병이 결정된 이래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에게 양사 합병은 악재로 여겨졌다. 그동안 쌓아왔던 아시아나항공 '충성고객'으로서의 자부심도 그렇지만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회원으로서 누렸던 혜택들 역시 반강제적으로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전환마저 불합리하게 이뤄진다면 아시아나항공 충성고객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양사 마일리지 통합 비율을 1대 0.7로 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발표처럼 1대1로 마일리지를 전환하게 되면 대한항공 회원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시중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동등한 가치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휴 신용카드를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할 때 대한항공의 경우 카드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이 적립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에 1마일이 적립된다. 3대2 수준으로 가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에서 평가되는 가치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의 논의가 얼추 맞아떨어지는 듯 보이지만 그렇다고 1대 0.7이라는 비중으로 한번에 마일리지를 전환하게 되면 반대로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제휴 카드가 아닌 항공기 탑승을 통해 얻은 마일리지의 경우 적립률이 유사해서다. 양사 모두 탑승 마일리지를 운항 거리에 기반해 적립해주는데, 통합 전만 해도 양사 항공권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대 0.7 수준의 전환은 불합리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잡음을 줄이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일괄적으로 전환하기보단 적립 방식에 따라 차등 전환하는 방식을 택하는 게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를 구분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통합 대한항공으로서 온전히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까지 함께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4년에 걸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양사 고객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안도 뒤따라야 할 것 같다. 고객의 통합이 양사 합병의 완성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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