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벽 낮추는 담배, 청소년 보호에 집중을

[사설]장벽 낮추는 담배, 청소년 보호에 집중을

머니투데이
2026.05.29 04:00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모델들이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금연 캠페인을 하며 니코틴 패치 니코스탑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6.05.28.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모델들이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금연 캠페인을 하며 니코틴 패치 니코스탑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6.05.28. [email protected] /사진=김혜진

오는 31일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매력의 가면을 벗기고 니코틴·담배 중독에 맞서자(Unmasking the appeal – countering nicotine and tobacco addiction)이다. 담배와 니코틴 산업이 청소년들을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하기 위해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청소년들이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취지다.

담배·니코틴 산업은 맛과 향, 형태, 디자인을 바꾸고 온라인 노출을 늘려 젊은층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과일향 등을 첨가한 가향담배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궐련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과 반대로 전자담배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청소년이 쉽게 흡연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2024년 청소년 건강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자 77.3%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전반적인 청소년 흡연율이 최근 수년간 하락했지만 전자담배(액상형·궐련형) 사용률은 상승하는 추세다. 청소년 니코틴 중독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 대응은 전통적 흡연 억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 중심의 예방교육, 일부 금연치료 지원, 광고 규제 등 기존 정책만으로는 변화하는 제품 환경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청소년의 접근 경로를 구조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중심축이 이동해야 한다. 가향 제품과 청소년 유인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 온라인 광고 및 노출 관리, 학교 기반 예방과 상담체계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은 이같은 사업의 재원 측면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담뱃값은 2015년 인상된 이후 10년 넘게 동결됐다. 그간 물가 상승과 소득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확보된 재원은 청소년 보호라는 핵심 과제에 집중 투입돼야 한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명칭과 달리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에서 금연사업에 지출하는 비중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청소년기의 흡연은 만성 중독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만큼, 중독의 진입로를 봉쇄하는 예방 사업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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