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이 이끈 도시화는 인구와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그 그늘도 대단했다. 공장과 주택이 혼재된 밀집 시가지의 거리와 강물엔 오물이 넘치고, 악취가 만연했다. 심지어 감염병 창궐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 도시공학 발달의 계기가 돼 기성 도시를 대개조하고, 교외 지역 전원도시를 만드는 등 획기적인 시도로 이어졌다. 그 핵심은 공원, 도로 등 기반 시설의 대폭 확충과 접근성의 획기적 확대에 있다. 오늘날 세계인이 즐겨 찾는 뉴욕, 런던, 도쿄, 파리 등 대도시는 센트럴파크와 같은 오픈스페이스와 가로망 자체가 그 도시의 상징이자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경제 활력의 원천이 됐다.
서울은 한강이 가로지르고 산지로 둘러싸인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 급속한 도시화 시기 접근도 어렵고 여력도 없어 치수공간에 그쳤던 한강은 이제 시민 최애 여가공간으로 변모했다. 늘 익숙한 산지도 세계 도시 서울에 걸맞게 재탄생이 절실하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명동역 200m 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부로 오르는 곤돌라 착공식을 연 것은 매우 뜻깊다. 이는 단순한 시설 설치가 아니라 남산을 보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 그리고 이동약자가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 남산을 지키고 가꾸는 지속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의가 있다. 곤돌라의 운영수익을 활용하는 도시재생의 차세대 모델을 제안한 것도 특별하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도시재생전략계획 변경을 통해 '남산 일대'를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따른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은 명동을 비롯한 주변 지역과 남산을 하나로 연계하고, 도시와 공진하는 자산이 되게 하여 서울을 더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또 곤돌라 운영수익을 생태 복원과 여가 공간 확충에 재투자해 도시와 공생 발전하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그 혜택을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려주도록 한다.
남산 일대 계획은 지난 도시재생의 한계를 넘어 2세대 도시재생을 상징하는 우수 사례다. 단순 공적 자금에 의존한 남산의 변화가 아니라, 신개념 재원으로 도심 속 녹지와 시민 생활을 연결하는 생태계서비스형 도시 활성화 전략으로 차별화된다. 남산이 서울 한복판에서 더욱 유기적으로 기능하도록 보행로 개선, 역사·문화적 요소와의 결합, 도심과 연결된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은 물론 도시경제 활성화 등도 구체화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남산은 미세먼지 저감, 도시 열섬 완화, 생물다양성 보전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자 차세대 도심 경제 거점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관광 및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세계 도시 서울의 경쟁력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을 위한 남산 곤돌라가 현재 남산케이블카 운영자가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인해 잠시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이번 어려움을 극복해 더 큰 서울을 위한 매력 자산으로 남산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남산'의 출발점이 조속히 완성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