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AX)의 시대다. 생성형 AI의 등장에 전 세계가 충격을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매일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유명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사진을 생성하는 놀이를 즐긴다. 덕분에 챗GPT 이용자가 3개월 만에 30% 급증해 5억명을 돌파했다. AI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품귀현상도 옛날 이야기가 됐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달 11일 미국외교협회 행사에서 "앞으로 3~6개월 내에 코드의 90%를, 12개월 내에 거의 모든 코드를 AI가 생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AI의 활용범위와 깊이는 지금도 급격히 확장 중이다.
AX는 기업이나 조직이 비즈니스모델과 업무 전반을 AI 기술을 활용해 혁신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구글, 지멘스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자신들의 전문성에 AI를 접목해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각국 정부도 산업 전반의 AX 지원에 적극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AI 규제를 해제하고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2025년 양회에서 AI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AX를 통한 산업혁신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부상한 만큼 우리나라도 AI 확산을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AI 기술을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AI 융합인재다. AX는 기존 기술, 산업에 AI 기술을 더해 새롭고 유용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AI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고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AX 시대, AI 융합인재 양성현황의 진단과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AI 후방산업(AI시스템 개발·제공)과 AI 전방산업(AI 기반 제품·서비스 판매) 양쪽에서 AI 융합인재 수요가 증가했다. AI 후방산업에선 AI 프로젝트관리자·컨설턴트 채용수요가 연평균(2021~2023년) 152.1% 늘어 전체 AI 관련 직무 종사자(50.1%) 대비 3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의 주력인 제조업을 비롯한 AI 전방산업에선 AI 도입기업 982개사 중 AI 전담인력을 보유한 기업이 39.2%(385개사),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30.3%(298개사)에 달했다. 정부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대학 내 AI 융합과정 신설, 공공AI 교육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운영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인재부족을 호소한다. AI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AI 융합인재 양성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AI 기술의 확장성을 반영한 AI 인력통계 구축이 시급하다. 국가 AI 인재양성·활용정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통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AI 기술 핵심인재와 융합인재 현황을 구분해 파악하고 관련직무와 필요역량을 정립해 경력개발과 연계해야 한다. 더불어 재직자들의 AI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AI 교육에 대한 세제지원, 기업 AI 컨설팅 지원 등 조직이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산학연 공동 R&D를 통한 문제해결형 성과도출 또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인재양성 컨트롤타워 구축이 절실하다. 개별 부처가 추진하는 AI 인력양성 사업을 조정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AX 시대를 선도할 힘은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인재에서 나온다. AI 융합인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인력양성체계를 갖추고 글로벌 AI 경쟁의 중심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