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파트값, 정말 매주 변할까?

김평화 기자
2025.04.17 05:40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021년 6월 매매가를 기준점으로 지난달 다섯째 주 기준 서초구의 매매가격지수는 115.96으로 201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송파구, 용산구, 성동구 등도 같은 통계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6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2025.04.06.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대한민국 부동산은 참 역동적이다. 일주일 만에 1% 가까이 폭등하기도, 단숨에 하락전환하기도 한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하는 아파트 값이, 이렇게 자주, 빠르게 변할까.

'주간 통계'를 보자.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은 매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 민·관을 대표하는 국내 양대 부동산 통계지만 매주 나오는 '숫자'가 다르다. 서로 정반대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조사방식이 달라서다. 매주 집값이 얼마나 바뀌는지, 그 변화를 어떻게 파악해야하는지 전문기관에도 '기준'이 없다.

실거래가로만 데이터를 만들면 이상적이지만, 실거래가로만 매주 통계를 낼 수 없다. 특정 지역 거래가 없었을 수도, 실거래가 신고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조사대상 지역 실거래 사례가 없으면, 주변 시세나 집주인이 팔고 싶어하는 가격을 감안해 데이터를 짜낸다. 중개업소의 '의견'과 매도인의 '호가'라는 주관이 반영된다는 점은 두 통계의 공통점이다.

통계로 나온 가격은 지금 값이 아니다. 1~4주 전 체결된 실거래 사례, 중개업소의 체감 반응, 온라인에 등록된 매물의 호가가 뒤섞인 결과다. 이 조합이 '시장'을 대표하기엔 자의적이고, 시차가 크다.

언론은 매주 이 '숫자'를 활용, 기사를 쏟아낸다. 실수요자는 FOMO(Fear of Missing Out·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왜곡형성된 호가가 시장을 이끌고, 착시가 다시 통계에 반영된다. 악순환이다.

이는 정책 혼선을 일으킨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지 39일만에 재지정된 일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통계를 근거삼아 '거래 과열'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중개업소들의 호가 상승이 통계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 자산은 무겁다. 경기변동에 느리게 반응하는 '비탄력적' 자산이다. 생산·공급에 시간과 행정절차가 필요하다. 수요에도 '큰 고민'이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이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의 지연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주 단위 통계는 이같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

'더 자주'가 아니라 '더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 분기·반기별로 가격변화·수급요인을 분석하고, 명확한 데이터와 시차를 고려한 해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통계 정확도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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